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경철(59) 익산시장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시장직 상실 위기에 처했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재판부 노정희)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경철 익산시장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벌금 500만원을 유지했다.

검찰은 앞서 박 시장에게 1심과 동일한 100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TV토론회에서의 추측성 기사를 바탕으로 한 발언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또 정당행위에도 포함된다고 볼 수 없어 낙선목적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1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님을 확인했음에도 지난해 5월 30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하여금 희망후보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뒤집을 정도의 범죄사실을 입증할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어 무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 2일 기자회견의 경우 피고인이 직접 희망제작소에 통화해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후보가 아님을 인식하고도 목민관후보라고 기자회견을 한 것은 당선목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양형이 부당하다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주장은 당선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와 낙선목적의 허위사실 공표가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500만원의 벌금은 무겁거나 가볍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과 변호인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상대 이한수 후보에게 ‘전 시장이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를 선정했는데 이한수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대우건설로 바꿨다는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한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닌데도 희망후보로 선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았다. 

항소심 선고공판이 끝난 직후 상고의사를 밝힌 박 시장은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상실한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대법원 판결 역시 이변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벌써부터 익산 정가에는 4~5명이 시장직을 두고 움직이고 있어 익산시장 재선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용주 기자 /익산 조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