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이치와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이치가 비슷한 경우가 참 많은데 통하는 대화의 달인을 초밥 요리의 달인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초밥 요리사는 한 손님이 초밥을 제대로 음미 할 수 있도록 순서대로 음식을 내놓는다. 음식은 다 같으나 내놓고 먹는 순서에 따라 다른 느낌의 맛을 보게 된다. 

초밥을 먹을 때는 담백한 생선부터 시작해 점차 강한 맛으로 간다. 기름이 가장 적은 흰살생선부터 먹고 다음으로 붉은색, 푸른색의 생선을 먹는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알류, 조개류, 조미가 된 초밥이나 계란류, 장어를 먹는다. 

중간중간에 생강을 한 조각씩 먹으면 바로 전에 먹은 생선의 맛이 가시고 입안이 개운해져 다음에 먹는 식재료의 맛을 충분히 음미 할 수 있다.

사람에게 먹히는 말도 초밥처럼 담백한 말로 시작해서 점차 농도짙은 이야기로 옮아간다. 초밥을 먹는 중간중간에 초 생강을 먹듯이 대화 중간 중간에 상대의 이름을 부르거나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칭찬을 한다.

초밥 요리의 달인들은 초밥의 맛이 재료 7에, 기술 3이라고 한다. 제 아무리 기술이 탁월한 요리사라도 재료가 엉망이면 좋은 맛을 내기 어렵다.

통하는 대화도 마찬가지다. 말하는 당사자의 성품이 중요하다.

성품은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표독스러운 사람과 너그러운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다르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사기꾼이 보는 세상과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 보는 세상이 다르며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다르다. 

물론 표독한 사람이나 사기꾼도 화술을 익혀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의 가슴에 꼿히는 말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곧 들통나고 만다.

원재료의 특성을 초밥 기술자가 뒤집기 어렵듯, 내면이 부실한 사람도 언어 기술만으로 사람들과 통하는 대화를 오랫동안 지속하기 어렵다. 

레이건은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국민과 의사소통을 제일 잘한 대통령으로 꼽힌다. 대통령의 전기를 쓰는 작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레이건이 “지성은 이류였으나 성품은 일류”라고 한다.

레이건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항상 넘쳤다. 레이건보다 화려한 언변을 구사했던 닉슨은 주변을 신뢰하지 못하는 강박증에 빠져 국민 전체를 불안에 빠뜨렸다.

가끔 어눌한 말투나 수수한 옷차림 등으로 겉보기에는 결코 성공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데 크게 성공한 이들이 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내면을 외면보다 더 빛나게 가꾸었다는 것이다.

사람과 통하는 말을 하는 기본은 겸손과 진심, 배려와 성실성이다. 이 기초 공사 위에 언어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사람이 바로 ‘황금이 입’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언력(言力)으로 상대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여 리더자다운 리더자가 되는 것이다. 말 잘하는 사람이 힘을 얻는 시대가 바로 현대이다. 

요사이 ‘오바마 화법’이 화제인 것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에 당선된 가장 큰 공신은 ‘언력’ 이었기 때문이다.

또 인간의 언어가 그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격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진다.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생을 생각의 결과’라고 일찍이 말했다. 대화하는 방식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되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부부사이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대화 방식을 바꿔 주었을 때 관계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의 질은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진실하고 효과적인 스피치 학습을 필수과목으로 할 때 성공의 지름길이요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한국스피치&리더쉽컨설팅 대표 김 양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