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사들은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대출자들은 빚을 갚아가는 중간이라도 승진이나 급여 상승 등으로 신용상태가 나아지면 금융사에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그간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한 불합리한 관행 20가지를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혁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강화하고 금융산업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겠다"며 "궁극적으로 금융의 선진화와 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우선 도입된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소비자의 인식이 낮은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금리 인하 가능 여부를 물어도 은행이 소극적으로 대하거나 홍보가 부족해 활용실적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서 부원장은 "특히 저측은행이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은행보다 제도가 먼저 시작됐지만, 은행에 보다도 활용 실적은 매우 낮은 상태"라며 "앞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쳐 금리인하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태를 전면 점검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대출의 범위를 정하는 한편, 세부요건과 인정기준 등을 합리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보험금 지급 관행에 대한 개선 작업도 착수한다. 

 정당한 보험금에 대한 지급은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한편, 악성 민원과 보험 사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종합대책을 내달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대다수 국민이 가입할 정도로 실손보험이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보험금 청구절차는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회원모집과 부가서비스 등 영업 과정도 점검 대상이다. 업체 간 과열 경쟁이 과도해지면서 회원모집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는지 점검한다.

 인터넷이나 TV홈쇼핑 등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속출하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미스터리 쇼핑도 진행한다.  

 홈쇼핑과 텔레마케팅 채널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불완전 판매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불견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제재할 방침이다.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등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과 판매를 지원하는 한편, 이들 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의 허위·과장 광고는 불시 점검한다.

 이밖에 금감원은 금융융투자 업계의 불완전 판매 관행 개선과 휴면예금 환원 등을 추진 과제로 꼽았다.

 서 부원장은 "개혁과제가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있기 때문에, 업계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며 "업계와 공동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급적 1년 내 가시적 성과를 도축할 수 있도록 세부과제 별로 추진 계획을 7월말까지 순차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고영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