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와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활동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구제역 전국 확산으로 방역초소가 확대되는데다 일부지역은 백신예방까지 겹처 공무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방역초소는 1개월전 만 하더라도 고속도로 나들목을 중심으로 50개 수준에 불과했으나 충남북 지역까지 구제역이 번지면서 136개소로 늘어났다.

이들 초소에 1일 3교대로 동원되는 공무원 수만 해도 1,200여명에 이른다.
익산시 경우 방역초소가 26개에 달하고 김제시 13개소, 고창군 9개소, 군산시 9개소 등이다.

초소 공무원들은 영하의 맹추위속에서 이동차량을 점검하며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자주 방제 장비가 얼어붙어 제대로 작업에 어려움이 따르고, 구제역 발생지에서 유입되는 우제류 및 사료차량을 확인하기도 쉽지않다.

구제역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6개 시군 공무원들은 더욱 괴롭다.
예방접종반은 518개반 1,431명이 참여해 8,813농가의 소 19만4,600마리와 돼지 6만9,400마리를 대상으로 접종에 들어가 12일 현재 51%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접종에 동원되는 공무원은 979명으로 300명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 김제시(5만4,000마리)와 정읍시(2만6,785마리)의 경우 행정업무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북공무원노동조합협의회는 12일 "가축방역에 동원된 공무원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방역인력을 확충하라"고 요청했다.

노조협의회는 "전북도와 각 시군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방역현장에 투입되는 지원인력의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협의회는 또 "국가적 재난으로 불리는 가축전염병을 퇴치하려면 방역현장 근무자들에 대한 사명감 고취와 안전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가축방역통제초소 안전관리 강화(야광교통안전표지판 및 유도로봇 설치)와 방역인력의 확충(공공인력 풀가동, 대체인력 확보), 가축방역의 노동환경 개선(방한복 지급, 급식제공) 등을 요구했다.

한편 전북도는 "공무원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축산농가를 살리기 위해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공무원노조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