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도 한 낮 기온이 30℃를 넘나드는 가운데 한여름 찜통더위를 앞두고 에너지 빈곤층으로 전락한 노인가구에 대한 에너지 비용 지원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가구가 난방, 취사 등 연료비를 감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인 ‘에너지 빈곤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난방이나 취사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연료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노인 빈곤층이 많다는 의미로, 노인 가구에 대한 복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9일 김현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부연구위원이 보사연의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에 게재한 ‘에너지 빈곤의 실태와 정책적 함의’에 따르면 2013년 통계청가구동향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에너지 빈곤층은 158만4000가구에 달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50% 가운데 경상소득 대비 연료비 비율이 10%를 이상인 가구를 에너지 빈곤층으로 정의했다.

에너지 빈곤층중 절반 이상은 노인들만 살거나 노인을 포함한 가구였다. 김 부연구위원은 노인 독거 가구, 노인 부부 가구, 노인 포함 가구를 합쳐 ‘노인가구’로 분류했는데, 에너지 빈곤층의 53%가 노인가구로 집계됐다. 

노인 가구 전체의 경상소득 대비 연료비 비율은 11.5%로, 전체 가구의 5.3%보다 배 이상 높았다. 그만큼 소득에 비해 연료비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는 것이다.

노인가구에서 에너지 빈곤층이 많은 것은 연료비 지출이 많기 보다는 경상소득이 적기 때문이다. 노인가구의 월평균 연료비는 7만4078원으로, 전체 평균인 10만8517원보다 오히려 3만4000원 가량 낮았다.

김 부연구위원은 “노인들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긴 편이지만 노인 가구가 적정 수준의 난방을 하지 않고 있을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북지역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 경제적으로 열악한 노인가구에 대한 에너지 비용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전북지역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전북지역 고령화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5.5% 높은 수준이며, 2030년에는 30.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에는 전북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 UN이 초고령사회로 규정한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주와 익산, 군산 등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촌지역 65세 이상 고령 인구비율은 이미 20%를 넘어서고 있다.

임실군(31.0%), 순창군(29.8%), 진안군(29.5%), 장수군(28.%) 등 농촌지역은 30% 전후의 고령화 비율을 보여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진인하면서 젊은층이 노인부양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전북지역 노년 부양비는 26.7%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3.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실정에 놓여 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