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하루 평균 112신고건수 중 술과 관련된 신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야간근무 및 주말같은 경우는 술에 의한 폭력, 시비, 소란 등 술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가 많고 이때문인지 지구대 파출소에 배치 받아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가장 꺼려하는 신고 중 하나가 바로 주취자 신고이다.


 술만 먹으면 인사불성이 되어 소란을 피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찰관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주취행위에 대해 관대한 사회분위기 탓 때문인지 이런 행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2013년 5월 이전에는 술에 만취된 후 관공서에 들어와 소란행위를 해도 처벌하는 근거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며 정도가 심할 경우만 단순한 소란행위로 5만원의 경범죄로 처벌하곤 했었다.


 하지만 범칙금이 적어서 인지 5만원의 범칙금을 받은 후 주취자들은 흥분한 상태로 더욱더 소란스럽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이런 경우 주취자들로 인해 지구대, 파출소의 업무가 마비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이러한 주취소란의 처벌규정이 2013년 5월 개정되었고 범칙금이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태료로 상향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히 범칙금이 상향된 것으로 보이지만 개정된 경범죄처벌법은 형사소송법의 현행범체포 요건을 충족시켜 관공서 내에서 주취소란을 할 경우 현행범체포가 가능하게 되었다.


 요즘 기업들의 경영 트랜드인 “선택과 집중”을 경찰에서도 접목시켜 주취자에게 빼앗겼던 치안수요를 진정으로 필요한 요소에 집중함으로써 보다 나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든 변화라 생각된다.


 경찰관에게 주취차들 역시 지켜줘야 할 시민 중 한명이기에 주취자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묵묵히 인내하며 노력해 왔으나, 그 정도가 지나쳐 술 취한 사람들의 비이성적이고 막무가내식 소란행위는 경찰력의 낭비와 함께 중요한 순간 경찰관의 도움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갔었다.


 다행스럽게도 법 개정 후 관공서 내에서 주취소란행위는 눈에 띄게 줄었으며 주취소란행위가 발생해도 과거와 같이 장시간 지속되지 않는다. 


 이제는 국민들 또한 음주를 핑계로 한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경찰은 이를 위해 적극 홍보는 물론이거니와 관공서 주취소란에 대해 엄격한 법집행을 통하여 공권력 확보 및 국민들에게 더 나은 양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경찰관기동대 순경 형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