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생후 5개월된 남아가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짧은 생을 마감하고 하늘로 떠나 숙연한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전북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뇌사판정을 받은 생후 5개월 남아인 김도준군이 심장과 간, 신장 2개를 기증해 3명의 소중한 목숨을 살리고 영면에 들었다.

불의의 사고로 의식이 소실된 도준이는 예수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후 지난 4월 5일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4월 23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생후 5개월에 뇌사판정을 받은 도준이는 같은 또래의 영아들에게 심장과 간을 기증, 새 생명을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도준이의 심장과 간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각각 생후 5개월과 한 살 나이의 영아들에게 이식 수술을 진행, 또래 영아들에게 숭고한 생명을 선물하고 가족들과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하늘나라로 길을 떠났다.

또한 도준이의 신장 2개는 성인에게 주어져 전북대병원에서 이식수술이 이뤄졌다.

김군의 장기기증은 하늘이 무너지는 깊은 슬픔에도 새 생명을 살리기 위한 부모의 숭고한 결단으로 이뤄졌다.

도준이의 부모는 “가족의 기쁨과 행복이었던 도준이가 비록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숭고한 생명을 선물하고 떠나 우리 가족들의 가슴 속에는 영원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준이의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얻은 다른 세 가족의 희망이 됐기에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아들의 몫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유희철 교수는 “부지불식간에 큰 일을 당해 안타까움과 슬픔을 가누기도 힘들었을텐데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해준 부모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이식을 받은 분들이 소중하고 숭고한 뜻을 이어 생명을 건강하고 소중하게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175명의 뇌사자 장기기증을 받아 신장 408건, 간이식 84건의 장기이식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