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형사부(재판장 노정희)는 남편의 친구 아파트에 2차례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 방화)로 기소된 이모(40?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3년간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자칫 같은 건물 내 거주하는 무고한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점, 피고인의 방화로 인한 피해액이 크고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비춰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동종 전력이 없고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남편의 음주 및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겪어 왔던 것으로 보이고,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점, 남편과 이혼해 홀로 두 자녀들을 부양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이 같이 판결했다.

이씨는 지난해 2월14일 새벽 2시42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A씨의 아파트에 몰래 들어가 화장지에 불을 붙여 안방에 던져 불을 낸데 이어 같은달 28일 밤 11시25분께 재차 A씨의 집에 불을 질러 4100여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남편이 술을 많이 마시고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자 남편과 함께 술을 마신 A씨에게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