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수의계약 한도를 500만원 이하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업계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현행 안전행정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집행기준’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상대자를 선정함에 있어, 추정가격 2,000만원이하는 1인 견적을 받아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전주시는 민선6기 출범과 함께 계약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500만원 이하만 수의계약이 가능토록 자체 규정을 마련해 지난해 8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를 넘기면서 업계의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어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500만원 이하로 수의계약이 진행된 건수는 현재까지 약 7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의계약 하향 조정으로 골치아픈 청탁이 사라지면서 본래 시행 취지와 맞아 떨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업계는 "500만원짜리 공사는 해도 손해"라며 "안하고 싶다"라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다 남겨도 500만원밖에 안되는데, 장비와 인력, 시간까지 투입되는데 500만원 공사에서 뭘 어떻게 하라는 것 인지 모르겠다"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요즘은 전주시에서 나오는 500만원 이하 공사 수의계약에 대해서는 관심자체를 갖기 싫어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담당 공무원들이 수의계약 업체를 찾아 헤매는 진풍경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금액이 너무 적어 참여 업체가 없다보니 오히려 시에서 업체를 구하러 다니는 경우를 여러차례 봤다"며 "투명성 제고 등도 좋지만 효율성도 생각해야 되는 것 만큼 금액 쪼개기에 대해 다시 한번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에 해도 될 일을 여러개로 나누다 보니 해당 공무원들의 업무도 가중될 것 아니냐"며 "그동안  지역사회 정때문에 일을 해 주고 있겠지만 다른 지역과 형평성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의계약은 소액공사로 긴급을 요하는 사업에는 신속히 대처할 수 있고, 소규모 공사이다 보니 영세업체들도 자격요건만 갖추면 참여 기회가 확대된다는 장점은 있다.

 반면, 특정인에게 일감이 몰리는 특혜시비와 함께 일부 청탁 세력 등의 잡음이 일으킬 소지도 존재한다.

 이처럼, 투명성 제고 및 영세업체 참여 확대 등의 성과가 도출되고 있지만, 피해를 보는 업체가 생기고 행정력 낭비가 초래된다면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새로운 명분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계약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특정인과 계약으로 특혜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규를 변경하게 됐다"면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 된다면 충분하게 내부조율을 거쳐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