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소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16일 무역보험공사의 보증 비율을 기업 규모에 따라 낮추는 내용이 담긴 모뉴엘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차등보증제에 따르면 대기업 90%, 중견기업 95%, 중소기업 99%가 적용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은행의 심사 강화를 유도해 제 2의 모뉴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 측에서는 그동안 무보에서 100% 보증을 한 경우에도 대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에 엄격한 심사를 진행해 왔던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대기업에 대한 심사는 까다롭지 않았다.

 이점으로 볼 때 차등보증제가 추진되더라도 대기업은 큰 영향이 없는 반면 중소기업은 은행측에 책임 비율이 생겨 대출 문턱이 올라갈 전망이다.  

 가령 중소기업이 5억 달러 대출을 은행권에 요구했을 때 무보측에서 보증할 수 있는 99%를 제외한 1%에 해당하는 금액은 500만 달러가 된다. 

 이 때문에 은행에서는 500만 달러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기업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 대출리스크는 적고, 신용등급은 높은 중소기업에만 대출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대출 실적 총량만 높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도 "시중 은행들은 1%라도 리스크가 있다면 신용대출에 대해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비율을 99%로 적용하는 건 은행권 심사를 강화, 제 2의 모뉴엘 사태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무보 관계자도 "모뉴엘 사태로 국가적 손해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차등보증제도를 운영해 나가는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 등이 있으면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