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주는 교훈

4월의 첫째날은 만우절이다. 만우절에는 사람들이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인다. 그렇게 해서 속아 넘어간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거짓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이것을 믿게 하려고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하는 말이다. 춘추시대에 동양 5성으로 추앙받던 증삼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효심이 지극하여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거나 말썽을 부리는 일이 없었다.

증삼과 동명이인이 살인을 저지른 일이 있었다. 증삼이 살인을 하였다는 소식에 어머니는 처음에 믿지 않았다. 세 사람이 거듭 증삼이 살인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마저 아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어머니마저 아들을 믿지 못하게 하는 거짓말의 폐해는 사회의 근간인 신뢰를 파괴한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 거짓말 논란이 있었다. 전북도민의 식수원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 용담댐에서 일어난 일이다.

용담호는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 주민 100만 명에게 하루 63만톤이 넘는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식수원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진안-장수 하수처리시설 자동측정기기(TMS) 조작을 160회 이상 지속적으로 해 온 사실이 정부합동감사반에 의해 적발되었다.

자동측정기기는 1시간에 한번씩 수질 데이터를 중앙관제센터에 전송하는데, 주로 총인(T-P: Total Phosphorus) 수치를 낮추는 방법으로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것은 ‘총인에 의한 부영양화에 의해 물이 썩는다는 것’을 말한다. 총인은 녹조현상을 발생시킨다. 대청호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가 ‘1a’ 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총인(T-P)으로 인한 녹조현상이 가장 심하고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댐의 경우 물이 고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총인(T-P)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 용담댐에서 조작한 것이 총인(T-P) 수치였다.

현재 용담댐 수질은 평균적으로 1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총인(T-P) 관리를 실패하게 되면 대청호처럼 녹조현상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녹조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국민의 소중한 상수원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질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총인(T-P) 관리 대책을 수립하여 실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전라북도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완벽한 상수원 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김동근 전북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