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극심해지고 이로 인해 냉각제를 살포해 결국에 사람들이 생존할 수 없는 세상.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설원은 경이롭지만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두려움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각종 기상이변을 보면 눈 덮인 세상이 마냥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닌, 어쩌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프레온가스(CFC)를 제외한 모든 온실가스( CO₂)의 인위적 방출을 규제하기 위한 ‘기후변화에 의한 기본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같은 암울한 지구의 미래를 막기 위한 절실함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우리 정부에서도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에너지절약 실천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정부의 방침을 시행하고 환경을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몇 년전부터 전사적인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2년 연속 온실가스 감축 우수기관에 선정돼 ‘친환경 병원’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전북대학교병원에서는 에너지 절약 실천운동에 이어 올해에는 환경단체와 손잡고 병원 식당을 이용하는 내·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잔반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처리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온실가스가 배출돼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대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1만4천여톤으로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28.7%를 차지하고 있다. 음식물의 1/7이 쓰레기로 버려지는데 그로 인해 연간 20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처리비용만 연간 8천억원이 들어간다.

환경부는 음식물쓰레기 20%를 줄이면 연간 1600억원의 쓰레기 처리비용이 줄고 에너지 절약 등으로 5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이 생긴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가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야하는 이유며,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잔반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이유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식단계획과 유통기한을 고려해 최소한의 식재료만 구입해 요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일반식당에서도 먹을 만큼만 음식을 주문하고 남은 음식은 싸오는 정성이 필요하다. 학교나 직장내에서 급식을 하는 경우에는 적정량의 배식을 통해 잔반을 남기지 않도록 습관화해야한다.

물론 처음에는 불편하고 귀찮을 것이다. 적정선이라 생각했지만 짜거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등 갖가지 이유들로 음식이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정성을 기울여 습관화 ·생활화 된다면 처음의 불편은 자연스러움이 될 것이고 쌓이는 잔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잔반량의 감소는 귀중한 식량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식재료비를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원의 감소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빈 식판이 늘수록 우리 환경은 깨끗해진다.


전북대학교병원 상임감사 최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