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진정되지 않고 확산되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이 지쳐가고 있다.

국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는 가축전염병은 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뒤 더욱 맹위를 떨치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 지역의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AI가 발생돼 살처분과 매몰이 이뤄져 농가들을 망연자실하게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입방지를 위해 각 지자체마다 연일 영하 10도가 넘는 한파 속에서도 24시간 가축방역 활동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며 상황실과 방제초소의 근무인력 부족과 근무자들의 피로도 누적 상태가 심해 지자체 공무원들이 지쳐가고 있다.

전북 군산시의 경우, 전직원이 지난달 15일부터 비상대기에 들어가 통제초소 9개소(서해안 군산IC·동군산IC 나들목, 금강 하구뚝, 임피 2곳, 서수 2곳, 대야, 나포)를 운영하고 있다.

1일 운영인원은 총 81명이 투입돼 3교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진입차량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구제역 발생지에서 유입되는 우제류 및 사료차량 반입금지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방제 장비가 얼어붙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등 많은 어려움도 뒤따르고 있다.

시 공무원 박모씨는 "애써 가축을 키우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장에 투입되는 날이 늘면서 너무 힘들어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가를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고 하소연 했다.

또 "손발은 꽁꽁 얼어붙고 콧물은 줄줄 흐르지만 작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잠깐씩 추위를 녹이는 게 고작이다. 지친다. 하루빨리 가축 전염병이 진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방역초소 근무자 가운데 야근부터 새벽까지 이뤄지는 근무자들은 혹한이 계속되면서 통제초소 소독시설 결빙 등으로 안전사고마저 우려돼 긴장을 늦추지 않한 체 굶주린 배는 라면과 빵 등으로 때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신년초 업무보고 등 바쁜 일정속에서 잦은 폭설로 제설작업 등에 인력투입이 늘어나고 한달 가까이 방역대책상황실이 24시간 운영되면서 대체인력 투입도 한계에 직면해 지자체의 고민도 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10일부터 군산과 익산, 정읍, 김제, 부안, 무주 등 도내 6개 시·군의 소와 돼지 26만4000두에 대해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