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은 9일에도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충북 최대 규모 축산단지인 청원군에도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와 청원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40분께 청원군 오창읍 성재리 한 축산농가에서 "육우 한 마리가 침을 흘리고 사료를 먹지 못 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9일 오전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청원군은 9일 방역·살처분팀을 투입해 이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육우 14두와 한우 15두를 살처분했다.

특히 이 농가는 방역당국이 지난 4일 구제역 예방 백신 접종을 실시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뒤 항체가 형성되기도 전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농장 소를 살처분한 후 청원군은 반경 500m 오염지역에 포함된 옥산면 사정리 등 2개 리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진입도로 2곳을 폐쇄했다.

현재 청원군은 충북 도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한우·육우·젖소 22만5000여두 중 30% 이상인 약 7만두를 사육하고 있다.

여기에 돼지 10만4000두와 염소·사슴까지 포함하면 청원군은 우제류 17만여두를 사육하는 등 충북 도내 최대 축산단지로 알려졌다.

◇안성시 백신 접종 육우농장도 '구제역 확진'

경기도내 전체 사육소의 22.6％를 차지하고 있는 안성시 한우농장과 육우농장 두 곳에서도 구제역이 추가로 확진됐다.

경기도 구제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8일 의심 신고됐던 고삼면 신창리 육우농장과 일죽면 당촌리 한우농장의 구제역이 확진됐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육우 75두를 사육하고 있는 고삼면 신창리 농장에 대해서는 예방 백신 접종이 마무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성시 역시 청원군과 마찬가지로 도내 축산농 최대 밀집지역이다. 안성시는 도내 전체 돼지 215만5000여두의 13.3％인 28만7000여두, 전체 소 46만2500여두의 22.6％인 10만4000여두를 사육하고 있다.

◇경북도 구제역 확산일로

경북 포항시는 9일 기계면 봉계리와 현내리 등 2개 축산농가가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포항시는 기계면 봉계리 8마리와 현내리 164마리 등 소 172마리를 빠른 시일 내 살처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주 외동읍 활성리 한우농가를 운영하는 A씨도 9일 오전 10시께 경주시에 구제역 의심 신고를 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A씨가 사육하고 있는 한우 195두 중 8마리가 사료를 먹지 않고 혀를 물고 있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경주시는 예방 차원에서 A씨 농가의 소들을 살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