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수주 등 최저가낙찰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종합심사 낙찰제가 건설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내 건설업계가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종합심사낙찰제는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낸 업체를 선정하던 최저가낙찰제와 달리 입찰가격뿐 아니라 공사수행능력, 사회적책임 등을 종합심사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입찰제도다.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였던 덤핑 수주를 방지하고, 공공 발주공사의 건설품질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것으로 올해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러나 현행 종심제는 공사수행능력 점수만으로 낙찰자를 결정해 시공경험이 풍부한 일부 업체들이 독식할 수밖에 없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또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향후 일부 대형사만 지속적인 실적 및 수주 확보가 가능하고, 실적 경과기간에 따른 조정계수를 통해 이들과 중견 및 중소건설업체와의 차이는 더 벌어져 담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도내 건설시장을 외지 대형업체가 독식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내 건설업계를 고사위기에 내몰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는 종심제는 중소건설업체와 공동도급을 맺으면 공사수행능력평가에서 손해보는 구조로, 동반성장 정책에 반하며 중소업체와의 공동도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업계는 신규 실적 확보와 성장 유인이 저해돼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매출액 비중 심사에서 해외 기성실적을 인정하지 않고 국내 기성실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시공 전문성을 평가한다는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국제입찰 대상공사임에도 국내 기성실적이 없어 수주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외국계 건설업체들의 WTO 정부조달협정 위반에 따른 제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공사수행능력 평가에서 이미 낙찰자가 정해지는 입찰 구조와 수주 독점을 막기 위해 현행 PQ기준 통과 업체 수와 비슷한 수준의 공사수행능력 만점자가 나오도록 평가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해외 및 민간에서 시공한 동일공종의 우수한 시공평가 결과가 제외되지 않도록 평가시스템을 정비할 때까지 시공평가 배점 한도를 적용하고, 중소 또는 지역건설업체와 공동도급을 맺으면 비율에 따라 항목별 가점 5%를 부여할 것을 주문했다.


 /이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