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확산되자 정부가 충남·북지역과 경기 남부지역의 돼지에도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이달 중순 이후에나 수입될 예정이었던 예방백신 250마리분을 오는 8일과 15일 조기에 받을 수 있도록 영국 공급사와 합의하는 등 추가대응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6일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전문가와 양돈 농가의 의견을 수렴, 충남·북지역과 인근 경기 남부지역에서 최근 돼지를 중심으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경기 안성·이천·여주·평택, 충남 보령·홍성·당진·서산·천안·서천, 충북 진천·충주·괴산 등 13개 시·군 1456농가 씨돼지 9000여마리와 어미돼지 20만여마리 등 총 21만여마리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돼지농가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분만 축사에서 주로 감염이 발생한 점을 감안해 종돈과 어미 돼지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농장단위별로 필요한 백신 수를 확인해서 시·군에 배분하고 있으며, 이날 내로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매몰처분 대상 가축 수는 94만여마리로, 소는 9만2000마리(1.7%), 돼지는 85만3000마리(8.6%) 규모다.
◇돼지 접종 확대 검토 중…백신 650만마리분 추가 도입
방역당국은 최근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가축방역협의회 등에서 전문가, 축산협회 등과 대상지역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6일 충북 음성, 충남 당진, 경기 안성 등 축산농장 3곳에서 구제역이 확진되는 등 구제역 확산 양상이 돼지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길 농식품부 식품안전정책실장은 "가축방역협의회 등에서 돼지에 대한 예방접종을 확대할지, 확대하면 어느 지역을 할지 협의하고 있다"며 "추가 확대여부는 양돈 협회 생산단체, 수의전문가 등과 협의를 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방역당국은 예방백신 소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달까지 650만마리분의 백신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영국 공급사측과 협의를 거쳐 1월8일과 15일에 각 125만마리분, 25~30일에는 400마리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또 일본과 실무협의를 열고 6일 일본이 보유한 백신 20만마리 분을 대여해 먼저 지자체에 공급한 뒤 백신이 조달되는 대로 일본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정부에서 확보한 구제역 예방백신은 800여만마리분(95여억원)이다.
◇축산관계자 국경검역 시스템 강화
이와 함께 정부는 축산업 관계자에 대한 국경검역 시스템도 강화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관세청 세관은 오는 7일부터 합동 국경검역 시스템을 시행키로 했다.
국경검역시스템에 따라 출입국관리사무소 입국심사관이 심사과정에서 축산 관계자를 자동으로 확인하게 된다.
축산관계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세관 신고서에 소독필 확인을 받아에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대상은 축산농가 농장주, 수의사, 인공수정사, 동물약품·사료 판매원, 차량 운송 기사 등 10만3000여명이다.
국회 농식품위는 축산관계자가 입·출국시 동물검역기관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소독을 거부할 경우에는 형사법의 적용을 받는 등 처벌 수준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실장은 "가축질병을 이유로 국경검역을 실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그만큼 우리가 민감하고 철저히 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틀간 사료공장 폐쇄하고 차단 소독 실시
방역당국은 우제류 가축과 접촉이 잦은 도축장, 사료공장 등에 대한 특별대책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도축장 75개 소에 공무원, 농·축협 직원들이 상시근무하며 도축이 끝나는 대로 일괄적으로 소독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6일 하루동안 사료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일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전국 90여개 사료공장이 6~7일 이틀간 가동중지하고 소독이 끝난 후에 다시 운영하도록 했다.
시·도간 경계지역을 넘어 사료를 운송할 때 거쳐야하는 사료 환적장의 경우에도 6일 하루동안 이동통제가 실시된다.
이와 함께 사료 차량 등이 하루에 1개 농장에만 출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사료 수급문제 등으로 여건이 허락치 않을 경우에는 소독 후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실장은 "현재 대부분의 축사에는 사람출입이 금지 돼 있지만 사료는 어쩔 수 없다"며 "사료와 접촉을 통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개별농가의 소독 노력이 절대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