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는 출범 후 3개월여 만인 지난 9월에 123대 국정과제를 만들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네 번째 국정 목표로 설정하며, 소득·주거·의료·돌봄이 보장되는 포괄적 복지국가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37개의 세부 과제로 구성된 이 야심찬 국정 운영 계획은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의 복지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전면적 개혁이다.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2030년까지 기준 중위소득의 35%로 상향하고,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빈곤층이지만 형식적인 가족 관계 때문에 복지 혜택에서 배제되었던 힘없고 소외된 수많은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AI 기술을 활용한 복지 혁신이다. 인공지능 기반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통해 신청주의의 한계로 인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선제적으로 찾아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복지정책의 수동적 접근에서 능동적 접근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재명 정부 복지정책의 핵심은 '통합 돌봄' 체계다. 2026년 3월 '돌봄 통합 지원법' 시행과 함께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이라는 슬로건 아래, 노인과 장애인이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익숙한 공간에서 필요한 돌봄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기요양 재가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고, 퇴원 환자를 위한 지원주택(중간집) 제도를 도입해 불필요한 요양병원 입소를 방지한다.
특히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 대상을 3만 명까지 확대하고 장애인 연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등, 발달장애인 돌봄의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은 많은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는 이재명 정부 복지정책의 또 다른 축이다. 가장 혁신적인 정책은 간병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다. 중증 환자의 간병비 본인 부담을 70% 경감한다는 목표는 많은 가정의 경제적 파탄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변화다.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의사제 신설, 공공의료 사관학교 설립,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 검토 등을 추진한다.
또한 비급여 항목을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으로 전환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한 국고 지원 확대로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한다.
청년부터 노년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복지 설계도 돋보인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13세 미만까지 확대하고, 청년에게는 '청년 미래 적금' 신설로 자산 형성을 적극 지원한다. 국민연금의 군 크레딧 확대와 기초연금 감액 제도 단계적 축소로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며, 법정 정년 연장과 퇴직연금 의무화를 추진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경로당 식사 주 5회 확대, 고독사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생애주기별 일상 회복 패키지 등은 물질적 복지를 넘어 관계와 존엄의 복지로 나아가려는 시도다.
이 모든 정책의 지향점은 '기본 사회' 실현이다.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실현하고 국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이를 총괄·조정할 기본사회 위원회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복지를 시혜나 은혜가 아닌 국민의 기본권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철학적 전환이다.
이재명 정부의 복지정책은 빈곤층 보호, 전 생애 돌봄 체계, 의료비 부담 완화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부양의무자 기준 개선, AI 기반 사각지대 발굴, 간병비 획기적 경감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과제다.
물론 이러한 복지 정책이 재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재정 확보와 실행력이 관건이다. 하지만 이 정책들이 내실 있게 추진된다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진정한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실현을 통한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의 복지정책이 반드시 성공하여 국민의 삶의 질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진정한 복지 선진국이란 복지정책이 겉돌지 않고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이루어져 힘없고 소외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만호 / 본보 정치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