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북발전의 관문, 새만금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1일 새만금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전북 도민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판결을 내려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법적 절차에 따라 내려진 결과라 하나, 이번 판결은 전북의 미래를 바라보는 수많은 도민에게 깊은 상실감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왜냐하면 새만금 신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전북발전의 상징이자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동서남북에 국제공항을 갖추고 있다. 인천과 김포는 수도권의 관문, 김해와 제주, 대구와 청주, 무안과 양양이 각 지역의 국제 교류를 담당한다. 그러나 오직 전북만이 국제공항이 없는 불모 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는 단순히 공항이 없어 다른 공항을 이용한다는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은 국제적 산업과 문화 교류에서 근본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뜻이다.

국제공항이 없는 전북은 기업 유치에 불리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어렵다. 외국인이 손쉽게 ‘찾아오기 힘든 지역’이라는 낙인은 곧 전북의 지역 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국가 균형발전을 부르짖으며 수십 년을 기다려온 도민 입장에서, 이번 판결이 가슴이 아프고 땅을 치며 통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만금은 단순한 간척지가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간척지이며, 대한민국이 미래를 설계할 글로벌 산업·에너지·문화의 전진기지다.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국제 투자유치, 첨단산업단지, 관광·레저벨트 등 국가적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국제공항 없는 새만금 개발은 마치 항만 없는 배와 같이 쓸모가 없다.

물류와 인적 교류가 원활하지 않다면, 세계적 기업과 투자자는 새만금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항만과 도로만으로는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없다. 하늘길이 열려야만 새만금은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따라서 새만금 신공항은 선택이 아니라 전북에는 반드시 개설되어야만 하는 절대적 필수 조건이다.

특히 현대와 같이 분초를 다투며 빠르게 움직여야만 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최근 전북은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축제가 아니라, 세계의 젊은이와 국민들이 모이는 국제 교류의 장이다. 선수단과 관람객이 직접 찾아올 수 있는 관문 공항은 개최지 선정의 기본 요건이다.

만약 전북이 국제공항 없이 전주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된다면, 세계인들이 다른 지역을 경유해 전주와 새만금을 방문해야 한다. 이는 개최지의 이미지와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된다.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의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새만금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되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는 ‘안전’과 ‘자연환경 파괴’ 그리고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 주었다. 물론 환경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과학적 보완책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공항 건설과 환경 보존은 공존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환경친화적 공항을 운영하며, 탄소 중립과 생태 보존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경제성 논란 역시 전북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일 뿐이다. 전북의 경우 단순한 여객 수요뿐 아니라, 새만금 개발과 올림픽, 국제 산업 교류를 위한 전략적 필요성이 훨씬 더 크다. 경제성은 숫자로만 따질 것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과 미래 비전을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재판장이 판단 근거로 든 비용 대비 편익 0.479는 전북에 현재 공항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계산한 단순 수치에 불과할 뿐이며, 앞으로 공항 개설 후 늘어날 가능성을 전혀 도외시한 잘못된 계산이라고 도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은 단지 전북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여 균형발전을 꾀하려는 대한민국 전체의 과제다. 전북을 제외한 수도권과 몇몇 대도시에만 국제공항이 몰려 있는 현실은, 지역민의 기회를 빼앗고 국가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본다.

전북은 오랫동안 산업화와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이었다. 이제라도 새만금 신공항을 건설해 전북을 글로벌 산업·문화 교류의 중심으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국가 균형발전의 길이다.

서울행정법원의 이번 판결은 전북도민의 입장에서 대단히 안타깝지만, 그것이 전북발전의 길을 막을 수는 없다. 법적 절차는 하나의 과정일 뿐, 전북 도민의 염원과 국가적 필요성은 더욱 확고하고 공항은 반드시 건설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제 전북 도민은 하나 된 목소리로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요구해야 한다. 중앙정부 역시 법적 논리에만 갇히지 말고, 미래 세대를 위한 대담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하늘길 없는 땅에서는 전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

전북발전의 관문인 새만금 신공항 건설은 전북 도민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열어야 할 길이다.

이만호 / 본보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