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법정관리 사태 도내 건설사까지 불똥

동부건설 법정관리 신청의 여파가 도내까지 번지면서 도내 건설사들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금융권이 대출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도내 건설사들에 대한 대출의 문은 더욱 좁아져 새해벽두부터 자금난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25%에서 2.0%로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크게 낮아지고 은행마다 대출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2월 시중은행이 내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신용 1~3등급 기준)는 SC은행이 연 3.10%에 이어 국민은행 3.14%, 외환은행 3.24%, 하나은행 3.25%, 씨티은행 3.26%, 신한은행 3.27%, 우리은행 3.30% 수준까지 내려갔다.

또 새해가 되면서 일부 은행의 경우 연초 실적을 올리기 위해 특판 금리를 출시하고, 최저 2.7%의 변동금리와 최저 2.9%의 고정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건설사에 대한 대출에 한해서는 지속적으로 비중을 축소하고 있어 유동성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사태가 도내에 건설업체들에게까지 불똥을 튀기면서 건설사에 대한 대출이 더욱 강화되고 있어 연 7~9% 이상이 고금리에도 대출승인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갚을 돈은 많은데 돈구할 방법마저 막혀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규 대출의 문이 막힌 것도 문제지만 이미 내준 대출금의 만기연장이 더 힘들어졌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돈 굴릴 곳 없는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낮추며 기업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에 대한 압박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위기의 심각성이 점점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SOC(사회기반시설) 예산 축소와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신규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최저가낙찰제, 실적공사비 제도 등 예산 절감형 입찰제도로 인해 건설사의 영업실적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재무구조의 안정성도 훼손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차례에 걸쳐 건설업 금융지원 방안을 내놨지만 대부분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용에 그치고 있어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

도내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은행마다 건설사들에 대한 문턱을 높이고 있고 기존 대출금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건설사들은 극심한 자금난에 허덕이다 결국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고 하소연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