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여산농협’ 차기 조합장 선거가 3파전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삼기농협’과 함께 농협중앙회의 합병권고를 받았고 양파수매 관련, 많은 손해를 봤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현 조합장에 도전자가 2명이나 된다.

특히 익산 지역농협 12개 중 비교적 건실했던 이들 2개 농협이 경영진단을 통해 지난해 6월말, 농협중앙회 합병권고 조치를 받아 조합원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예수금과 출자금 및 조합원 숫자와 70세 이상 비율초과 등 각종지표가 적어 투입금 대비 산출액이 커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고, “영세한 지역농협마다 별도의 시설투자와 사업을 벌이면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결과에 따라 합병권고 조치를 내렸다는 것.

여산농협 조합원들은 말짱하던 농협에 합병권고 조치가 내려진 후, 충격에 휩싸였고, “보관 중인 양파를 썩혀 버렸다던가, 엄청난 손해를 봤다”는 악소문이 퍼지며 조합장 선거에는 박성배 현 조합장에 진영남 이사와 여문현 대표 등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재선에 도전하는 박성배(53) 현 조합장은 양파 저온저장고 설치 및 특생미로 소득증대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약은 생양파, 양파즙 등 기존 판매 가공방법 외에 분말 등 다양한 가공판매를 위한 상품개발을 비롯 양파브랜드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으나 양파파동과 맞물리며 조합원들에 얼마나 파고들지는 미지수다. 흑미 생산확대, 노인과 여성 조합 이사 선임, 조합 내실화, 농산물 유통개선, 조합원 환원사업과 복지사업 확대 등이 공약으로 전해졌으나 재임말기 합병권고를 받은 점과 양파 대량수매와 관련, 여론이 좋지 않아 재선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지 관심사다.

또한 여문현(67) 대표는 마대공장(여산)과 의류공장(부여)을 운영한다. 전문경영인으로 생산품 마케팅 경험이 농산물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산면 체육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10년째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지역봉사와 후원에도 관심이 많은 지지층을 확보했다.

그는 여산농협이 쌀을 납품하는 것을 넘어 익산시 로컬푸드 등에도 납품하고, 조성 중은 왕궁 식품클러스터 배후단지로서 가공산업 등 소득증대 방안 등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충남 강경 출신인데다 농업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하는 사람이 고령의 나이에 조합장 도전은 조합장 직위를 지역유지로 활동하기 위한 감투로 생각하느냐”는 일부 조합원들의 지적도 많아 이를 어떻게 뛰어 넘을지 관건이다.

그는 “경영을 할 줄 아는 조합장이 돼야지, 농사만 잘 짓는다고 부자농협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강력한 도전의지를 나타낸다.

여기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진영남(50) 이사는 여산초중고를 졸업하고 방통대농산과 휴학 중으로 벼와 양파, 대파 등 2만5천평을 짓는 농민이다. 농업경영인협회 총무, 농업인대학 수료 등 전문지식 습득에도 노력하는 그는 “농민고충을 알고 해결책을 제시할 조합장이 되겠다”며 “비영농 조합원이 조합장 직위를 명예욕 충족기회로 알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한다.

귀농 전, 백화점 등 8년의 유통업 경험을 살려 농산물을 창고에 저장만 하는 조합장이 아니라 수도권 등을 오가며 소량생산의 고령조합원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는 조합장’으로 적임자임을 자처한다. 로컬푸드 매장과 연계판매, 조합 투명경영과 자립경영, 식품가공회사 운영, 익산시 등과 유기적 연대, 조합원 의식개혁 교육 등을 내걸었다.

누에사업과 분말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올리며 초코베리 등 대체작목에도 관심을 갖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아직 나이가 적다”는 여론도 있으나 그는 “50대 초반이면 경험과 추진력이 조화될 나이로 조합경영에 오히려 적절하다”고 강변한다.
/익산=조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