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산의 규모와 환원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5일 새해 인사차 자신의 상도동 자택에 방문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언론 보도를 보니 전 재산을 환원한다고 했더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전부 환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이 없다"며 "거제에 땅이 좀 있었는데 그것도 몽땅 환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 대표로부터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글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자식들에게 주고 이런 것은 필요없다"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이 사회에 환원하는 재산은 상도동 자택, 거제도의 생가와 땅, 조부가 세운 교회 등으로 모두 50억원에 달한다.

거제도 생가와 부속 토지는 거제시청에,조부가 세운 신명교회와 교회부지는 장로회 재단에, 상도동 자택과 조상 선영 등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에 각각 기증된다.

김 전 대통령 측 김기수 비서실장은 5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봄부터 재산환원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며 "측량 등 실무작업을 거쳐 지난해 가을께 취득세 납부와 등기를 제외한 모든 절차를 사실상 완료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는데 안상수 대표가 말을 해서…"라고 덧붙였다.

김 비서실장은 재산환원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김 전 대통령의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애시당초 '신한국 창조'라고 해서 공직자 재산 등록과 금융실명제 등을 도입했고 대통령을 지내면서도 땅 한 평도 더 취득하지 않고 임기가 끝난 후 상도동 자택으로 그대로 돌아오겠다고 공언했다"며 "재산 환원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재산 환원 약속은 구랍 3일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김기수 비서실장은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며 "집과 거제도 땅 등은 김영삼 민주센터에, YS의 조부가 세웠던 신명교회와 교회토지는 그 교회 장로회에, 거제생가는 거제시에 기부를 하거나 이미 끝낸 상태"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지난달 1일 "자식된 입장에서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아버지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군정종식이라는 가치를 기리기 위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생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