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담배 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 후 도내 편의점의 담배 매출은 평년 같은 기간의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31일까지도 담배를 찾는 고객들이 밀리다가 새해들어 담배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60% 가량 크게 줄었다.
실제 지난 1일과 2일 동네 편의점과 슈퍼에는 담배를 찾는 고객들의 방문이 줄어 다른 상품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간히 담배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도 열의 아홉은 아직 담배가격이 오르지 않은 외산담배를 찾고 있지만 물량이 부족해 손님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 평화동 A편의점의 경우는 새해 들어 담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급락했다. 

업계는 편의점 담배 매출 감소는 담배 가격 인상에 따른 금연 열풍과 함께 미리 담배를 넉넉히 구매해 보관해 둔 소비자들이 많아 1월 한 달 동안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흡연자들이 개인적으로 사재기 한 물량이 소진되는 1~3개월이 지난 후에는 판매량이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담배 가격 인상과 신년 계획으로 금연을 결심하고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방문하거나 금연 보조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는 담배 가격 인상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금연에 대한 관심이 확대 되면서 전자담배, 니코틴 패치 등 금연보조제 매출이 1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흡연자 김모씨는“한 달 전부터 가능한 많은 편의점을 들러 담배를 사놓은 것이 50갑 정도 있는데 이것을 다 피우면 담배를 끊을 작정”이라면서“회사 동료들도 대부분 새해 신년계획으로 금연을 목표로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흡연자 이모씨는“매년 새해 금연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매번 실패 했다"며“담배를
사놓은 것도 없고 참다 참다 안 되면 전자담배로 갈아탈 생각이다”고 말했다.

애연가인 회사원 김모씨는“연초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금연을 결심하지만 오래되지 않아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이번에도 담배가격 인상으로 정부의 세수는 크게 늘지 몰라도 금연효과는 미미하고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만 어렵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정부의 금연정책이 세수 증대를 위한 편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애연가들게 일방적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