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총수는 300명이다. 그 가운데 전북 지역 국회의원은 단 10명에 불과하다. 전국 시·도 중 아주 적은 편이다. 그러나 숫자가 적다고 목소리까지 작아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소수이기에 더 전략적으로, 더 다채로운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국회 상임위 배치’가 요구된다.

하지만 제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을 들여다보면, 전북의 상황은 여전히 아쉽다. 전체 10명 가운데 무려 3명이 법제사법위원회에, 2명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배치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춘석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위원회에 박희승·이성윤 의원도 함께 포진했다. 

농해수위에는 윤준병·이원택 의원이 활동 중이고 이원택 의원이 농해수위 간사를 맡고 있어 활발한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북지역 의원의 절반이 두 개 상임위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편중된 위원회 활동은 국회 전반에서 전북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확산시키는 데에 많은 제약이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에서 다루어지는 전북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들에 대하여 그 현장을 지켜볼 전북 의원이 없다면 지역의 이해가 후 순위로 밀릴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예산 배정의 관문이 되는 예결위, 대형 국책사업의 방향을 결정짓는 국토위, 산업정책의 출발점인 산자위, 문화를 논의하는 문광위, 첨단기술과 AI 등 미래산업을 다루는 과방위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위원회들이다.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반드시 ‘지분’을 가져야 할 위원회들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신영대 의원이 이번 회기에 이춘석 의원이 빠지는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치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전북은 대광법의 개정으로 전북 광역 도로망 구축, 새만금 개발, 전라선 고속화, 전주~김천 철도 연결 등 국토 기반 인프라와 직결된 굵직한 사업과제들을 안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때에 신 의원의 국토위 활동은 이러한 지역 숙원사업을 챙기고 전북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행정안전위원회에 소속된 한병도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도 긍정적이다. 한 의원은 “민생 회복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며 국가 예산 속에 전북의 몫을 담겠다고 다짐했다. 

 

이 외에도 정동영 의원은 과방위, 안호영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윤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전북의 현안을 잘 챙기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북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배치는 일부 위원회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 전북 국회의원 전체의 3/10이 법사위에 있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사법개혁 등 거시적 차원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지역 숙원사업을 풀어내는 데 있어 직접적 작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은 보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과 협의가 필요하다. 국회의원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당 차원에서도 지역의 균형 있는 상임위 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도정 목표와 연계된 위원회에 지역구 의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협의할 필요가 있다.

10명의 국회의원으로 전북의 미래를 바꾸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10명이 제각각 다른 상임위에서 전북의 각 현안을 맡아 책임지는 구조를 만든다면,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전북 지역 국회의원도 '쏠림'에서 '균형'으로 나아가야 하며, 선수가 많은 중견 국회의원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전북발전에 방점을 두고 의정활동을 해야 할 때다.

이재명 국민 주권 정부 등장에 따라 새롭게 바뀐 정치 지형에서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도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이제 정치권에서 주도적 국회 의정활동을 통한 맹활약으로 오랜만에 맞은 호기를 잘 활용하여 전북발전에 노력해야 할 때다.

이만호 / 본보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