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북한군 러시아 파병과 이로 인한 북러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양국은 정치, 군사 협력, 경제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의 대가로 핵무기 고도화, 극초음속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군사정찰위성, 자폭 드론, 사이버전 기술 등의 군사 기술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 안보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러시아의 군사 기술 제공 사례는 북한이 최근 공개한 ‘북한판 이지스함’인 최현호(배수량 5천t)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현호는 길이 142ｍ, 폭 22ｍ에 70여 개의 수직발사대를 갖추고 함대지,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을 모두 장착할 수 있다. 초음속순항미사일과 위상배열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도 탑재돼 있다. 우려되는 부분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자국 전투기 노후화에 따른 4세대 이상급 첨단 전투기 도입이다. 

현재 남북한 공군력은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국산 전투기 KF-21은 4.5세대지만 차츰 5세대, 또는 6세대 전투기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북한은 최신형으로 평가받는 4세대급 미그-29가 있지만 F-35A와 한판 붙는다면 게임이 안 된다. 공중전은 적기를 먼저 감지해 먼 거리에서 격추하는 것이 핵심이다. 뛰어난 성능의 레이더와 사거리가 긴 공대공 미사일이 필수다. 

그러나 만약 러시아산 첨단 5세대 전투기인 수호이-57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상황은 역전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한미 연합방위 태세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주력 전투기인 미그-29 개량 등에 러시아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하반기부터 러시아 기술자들이 북한에 체류하기 시작했는데 이들 중 일부가 관련 기술을 이전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작년 11월 1만 1천여 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총 6천 명을 파견할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의 대가는 금전적 보상이나 식량, 에너지는 물론 군사 기술 이전일 것이다.

2022년 2월 시작한 러-우크라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세가 불리해진 러시아는 북한의 도움이 절실했을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할 필요가 있어 빠른 밀착이 가능해졌다. 한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북러 간 교류 현황을 기반으로 북한이 이번 전쟁에서 약 28조 7000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이 돈이면 북한의 연간 식량 부족분 33년 치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러 군사 협력이 지속되는 한 결국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유사시 러시아는 북한에 전쟁 물자를 지원하거나 병력 파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2024년에 체결된 북러 신조약에서 군사 협력을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군사력 균형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 대응뿐만 아니라,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다. 따라서 북러 밀착 관계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러의 군사 협력은 기존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보를 위협하게 된다. 이의 해결을 위해선 한국이 외교적 접근을 고도화해 북러 군사 협력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해야 한다. 

우리는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 외교를 강조하고 나섰듯,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도 중요하다. 하지만 냉혹하고 잔인한 국제정치의 현실 속에서 생존 전략은 자주국방이다. 적보다 압도적인 군사력 강화이다. 국가 안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존립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신영규 /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