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방글라데시 어느 도시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다음과 같은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나는 000를 성폭행한 XXX이다. 나처럼 죽지 않으려면 조심하시요. 헤라클래스'

사망자는 한달 전 친구 2명과 함께 여중생을 성폭한 주범이었고 여중생의 아버지가 경찰서 고소하여 처벌을 요구했으나 미적거리는 사이 여중생은 집에서 살해당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은지 한달 뒤, 25km떨어진 곳에서 또 발생, 현장에는 성폭행범이 살해되었고 비슷한 내용의 '헤라클래스'이름의 쪽지가 있었다. 이때부터 누군지 모를 '헤라클래스'는 국민의 영웅이 되었다. 

이렇게 2년간 헤라클래스에 의해 죽은 강간범은 전국적으로 모두 9명, 경찰은 헤라클래스를 잡기위해 혈안이 되었고 수배조차 내렸지만 범인을 증명할 어떤 증거나 목격자도 찾지 못했다. 

다만 형사를 자칭하며 피살자를 차에 싣고 간 2~3명의 청년이 있었다는 몇사람의 증언이 있었지만 영웅이 되어버린 헤라클래스가 잡히길 바라는 선한 국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기에  미제사건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헤라클래스를 잡으려는 경찰의 노력, 헤라클래스의 공포 덕분에 방글라데시의 성폭행 사건은 크게 감소하였다. 비교적 여성을 하대하는 이슬람문화에서 이는 획기적인 일이다. 

헤라클래스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대표적 영웅이자 신이다. 여러 사람을 죽이고도 영웅이 되는 방글라데시의 상황, 이런 사례는 과거 미국 몬태나주에서도 있었다. 

강력범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처리에 불만을 느낀 주민들이 자경단을 만들어 범인을 체포, 인민재판식으로 공개처형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런 사례는 많이 있다. 

결국 경악적 행동과 처벌의 형평성, 사법제도가 아닌 문제로 없어지게 되었다. 국가와 사법기관이 제대로 범법자를 체포, 처벌하지 않거나 오히려 비호함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일은 형편없는 국가와 사회이다. 

먼 동남아의 나라, 방글라데시의 사례지만 왠지 다른나라 이야기 같지 않은 공감이 느껴지는 것이 나만은 아닐듯 하다. 잘 사는 나라는 경제적인 부 못지않게 범죄와 무질서가 없는 안정과 평화의 나라이며 헤라클래스 같은 영웅이 필요없는 나라이리라.

홍민기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