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70을 넘는 즈음이 되면 무엇을 얻거나 오른 것에 대한 회고보다 지금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느끼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더 중요하게 느께지게 된다.
그것은 지금까지 무난하게 살아온 것조차 축복이지만 앞으로의 여생에서 그다지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되겠다거나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후덕한 품격을 쌓은 결과이다.
돌이켜보면 젊어서 열정을 가지고 욕심을 부리며 했던 일이 때로 자신만의 환락에 치우쳐 누군가에게 고통이나 슬픔을 주었던 것이 지금에서 성찰해보면 그럴 가치가 있었는지, 그래서 지금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헤아려 보게 된다.
사람들은 때로 헛된 생각은 물론 착각속에 살곤 한다. 자신의 아이가 영재 또는저능아 수준이라던가 자신은 뭔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삶을 긴 안목에서 보면 사인곡선 같다.
행복과 불행, 기쁨은 물론 고통이나 슬픔, 헤어나기 힘든 장애가 있는가하면 쾌속열차처럼 질주하는 시절속에 있기도 한다. 자신의 삶만이 어떤 드라마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삶을 넉넉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온 사람일수록 '인생무상'을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되도록 삶을 바르고 성실하게, 선하게 살려했던 사람일수록
때로 현실의 고통은 있었을지라도 마음의 평화와 안정의 여운이 길다는 것이다. 나이들어도 과욕으로 세인의 비난을 받으며 바르지 못한 생각, 상식을 벗어난 언행으로 여생을 꾸려가는 것은 죽음도, 사후에 대한 생각도 온통 두려움이 된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유한의 삶, 윤회의 영혼일지라도 지금의 생명은 숨을 거둠과 함께 모든 것은 제로가 되고 만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다 한들 진 세계 80억 인구의 한명일 뿐이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따스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음에도 기꺼이 법을 어기고 범죄하며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밉고 또 밉다. 존경받으며 마음의 평화속에서 조용히 하늘에 오르지는 못할 망정 손가락질 받는 삶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쾌청한 하루(평생)를 잘 꾸렸기 때문이다. 그 노을은 저물고 나서도 한시간 넘게 환상적인 매직아워((magic hour, 블루아워)의 여운을 남긴다. 자신의 삶이 그리하도록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홍민기 / 전 김제경찰서 경무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