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예능인, 외국인 예능프로그램 전성시대가 열릴까. JTBC '비정상회담'이 그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22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시청률은 4.5%를 찍었다. 같은 시간 방송한 SBS TV 토크쇼 '힐링캠프'의 시청률은 4.1%를 추월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인 MBC TV '라디오스타'의 18일 시청률은 5.5%, KBS 2TV의 '해피투게더3'은 6.4%다.
MBC가 추석 연휴 내보낸 '헬로 이방인'은 추석이 끝나자마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방송가는 이 새 예능물이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서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더라도 기존의 예능프로그램에 외국인이 참여하는 형태도 늘고 있다. MBC TV 주말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는 호주 출신 개그맨 샘 해밍턴과 중국계 캐나다인 그룹 '슈퍼주니어M'의 헨리로 재미를 봤다. SBS TV의 '룸메이트'는 시즌2를 맞아 일본인 배우 오타니 료헤이와 홍콩인 그룹 '갓세븐'의 잭슨을 수혈했다.
외국인 출연자들이 우리 예능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 가장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관찰 예능이 언젠가부터 대세가 됐고 관찰할 수 있는 건 모두 관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시청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소재라는 것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 마련이고 외국인은 대중이 원하는 새로움에 최적으로 부합한다"고 말했다. "예능의 소재가 연예인에서 일반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평범한 일반인이 예능에 나온다면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외국인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외국인은 평범하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대중의 요구에 정확하게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외국인 예능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을 봐도 그들은 프로 방송인이라기보다는 방송을 몇 번 접해본 외국인 혹은 방송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외국인이다.
정 평론가는 "외국인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 많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기존의 예능에 외국인 출연자를 한 두 명씩 투입하는 일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한 방송관계자 "할 수 있는 건 다 끌어다가 예능 소재로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재가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웃음을 확보할 수 있는 외국인의 예능 출연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재미의 측면을 넘어 한국 사회, 한국인이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인정 욕구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있다. 외국인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시청자는 여전히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이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궁금증"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를 이른바 선진국 사람들에게 객관적으로 듣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외국인 예능 열풍은 한국인의 집단 콤플렉스를 보여준다"며 "한국 사회 시스템이 정상화된다면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예능은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의견은 대체로 반으로 갈렸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외국인 예능은 끊임없이 진화해왔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그렇다면 외국인 예능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는 빨리 싫증을 느끼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그 자체보다는 프로그램 포맷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