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아파트 외지업체 싹쓸이

전주 마지막 노른자로 통하는 만성지구 공공주택용지가 외지업체로 주인이 결정됐다.
고분양가를 우려한 도내 업체들은 입찰 참여를 포기해 지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5일 전북개발공사에 따르면 검찰, 법원 등 법조타운이 조상되는 만성지구 공공주택용지 B-3블록(60~85㎡형) 6만7,286㎡, C-2블록(85㎡ 초과형) 4만7,459㎡에 대해 온비드를 통해 입찰한 결과 광주 골드클래스(주)와 전남 중흥에스클래스로 낙찰됐다.
낙찰 가격은 B-3은 1,423억원, C-2는 580억원에 팔렸다.
이에 따라 3.3㎡당 평균 가격은 B-3이 414만원, C-2는 405만원대에 이른다.
B-3블럭은 60~85㎡형으로 1,070세대, C-2블록은 85㎡ 초과형으로 615세대 규모를 건립할 수 있다.
건폐율 50%, 용적률 175∼180%가 적용되며 최고 20층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외지업체가 혁신도시에 이어 만성지구까지 점령해 향후 고분양가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역내 노른자지만 예상 낙찰 금액 대비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아 도내 시행사들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은 더해지고 있다.
도내 시행 건설업계 관계자인 A씨는 "최고가 입찰인 만큼 분양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400만원대 초반만 잡아도 800만원대 이하로는 분양하기 힘든 것으로 분석돼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낙찰가격을 대입하면 이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얻고 있어, 최고가 아파트 등장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지난 2011년 하가지구에 오투그란테를 공급한 제일건설의 경우 3.3㎡당 440만원대로 부지를 매입했지만, 분양가는 691만원을 책정, 이윤이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을 남겨야 하는 기업이지만 지역의 현실을 감안해 분양가를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지업체들의 사정은 달라 분양가 최고액 경신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업계는 "최근 막강한 자본력과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공공용지를 싹쓸이하는 외지업체들이 이윤을 포기하면서까지 분양가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역업체들이 자꾸 밀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10월 만성지구에 공공임대아파트 공급 시기에 앞서 분양에 나선다면 전주는 고분양가 논란과 함께 내 집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에 차제에 지역 부지는 지역업체들에게 가산점이라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A씨는 "내년 10월 만성지구에 공공임대아파트가 공급되기전 분양에 나선다면 고분양가 홍역을 치를지도 모른다"며 "지역업체 가산점 등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