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동보 뇌물사건이 마무리 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28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법선정과 공사수주 등의 대가로 17억 원을 수수한 전 자치단체장, 공기업 임원, 중앙부처 공무원 및 브로커 등 18명을 입건하고, 그 중 6명을 구속했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1명에 대해서 수배조치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적게는 600만원부터 많게는 8억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업체의 대표인 김모(53)씨와 상무 신모(55)씨는 가동보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며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제공하기로 한 후, 10억원의 로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공무원 등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브로커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업체는 공사수주 브로커와 로비를 성공하면, 총 공사금액의 5%~10%에 해당하는 성공수수료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이에 따라 공사와 관련한 공무원 등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사건에 총 8개 기관(지자체4, 중앙부처3, 공기업1)의 가동보 공사 13건이 로비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동보 납품과 관련해 대단위 로비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A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며 "녹취파일과 뇌물장부, 공사계약현황, 휴대전화 문자내약 등 혐의입증에 결정적인 증거들은 압수하고 이를 토대로 혐의가 입증되는 관련 공무원과 브로커 등을 특정해 수사대상자로 선정했다" 고 밝혔다.
이어 "수사과정에서 A업체 상무 신씨와 전북도청공무원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수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며 "하지만 확보된 증거자료를 토대로 금융거래내역 등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뇌물자금의 흐름과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고 사건을 전국규모로 확대할 수 있었다" 고 전했다.
또 "피의자 중 수수금액이 고액인 6명은 구속하는 한편, 미검거상태인 브로커 이모씨는 소재 추적중이다"고 말했다./이 아름솔 기자

2명의 자살을 불러온 이번 가동보 사건이 법의 허점으로 인한 구조적 비리사건으로 밝혀졌다.
현행법령은 특허공법의 경우, 이를 대체할 대체재가 없는 경우 경쟁 입찰이 불가능해 수의계약에 의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업체는 위 조항의 허점을 노려 하천정비사업의 설계단계부터 A업체의 특허공법을 설계에 반영 하도록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공여했다.
또 특허공법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발주처의 주관으로 공법심의 자문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나, 이번 가동보 사건에서는 이미 설계에 특정업체가 내정돼 있는 상태에서, 위원회는 그 가부만을 심사하고 있었다.
심지어 동종 설계용역업체 직원이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번 가동보 비리사건은 로비를 하며 공사를 수주하려던 업체, 뇌물의 대가로 특정업체를 선정한 발주처 공무원, 설계용역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발주처의 요구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는 설계용역회사, 수의계약에 대한 법적규제절차의 미비 등으로 인한 구조적 비리사건으로 밝혀졌다.
경찰관계자는“공공사업에서 계약의 공정성은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인데, 실제 공사계약과정에서는 업자, 브로커, 공무원으로 이어지는 비리가 만연한 게 현실” 이라며 “이와 같이 국민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사업 과정에서 자신들의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우선으로 여기는 브로커와 공무원의 관행적인 로비행위는 비난받고, 근절해야 할 중대한 범죄다”고 말했다./이 아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