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 수색작업 사용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던 '다이빙벨'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고해역에 도착한 민간인의 다이빙벨의 사용을 사고위험을 내세워 거부했던 정부 당국이 바지선에 또다른 다이빙벨을 대기해 놓은 게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이빙벨은 잠수부들이 오랜 기간 물속에 머물며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휴식공간이다.

 커다란 종모양의 구조물을 레인에 매달아 물속으로 집어넣고 설비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 지속해서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장비가 침몰선 수색 및 구조에 유용하게 쓰였다는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며 세월호 구조작업에도 쓰여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국은 지난 21일 실종자 가족의 요청을 받은 사고해역에 도달한 해난구조 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 수중 투입을 거부했다.

 당시 이종인 대표는 "해경 측에서 다이빙벨이 안전에 문제가 있고 구조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투입을 거부했다"고 밝혀 실종자 가족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인 23일 오전 해경과 계약을 맺은 국제구난협회 소속 '언딘'이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관에서 다이빙벨을 빌려가 사고해역 인근에 대기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이 대표의 다이빙벨 사용은 불허하다가 뒤늦게 또다른 다이빙벨을 사용했다며 '뒷북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민·관·군 합동 수색본부는 브리핑을 갖고 "다이빙벨이 현재 사고 현장에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23일 오후 바지선으로 교체됐고 그 민간 바지선에 다이빙벨이 있던 것 뿐"이라며 "먼저 다이빙벨을 요청하거나 대여를 시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다이빙벨은 구조작업 계약업체인 '언딘'에서 바지선 위에 올려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다이빙벨이 민간 바지선에 있었을 뿐, 수색에 사용할 의사는 없다는 의미다.

 언딘 관계자는 다이빙벨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현재 구조활동을 돕고 있다는 사실 외에 어떤 것도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이빙벨이 사고수색을 위한 바지선에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 이종인 대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게 사실이면 어이없는 일"이라며 "상식적으로 다이빙벨이 현장에서 (이전에)쓰여졌으면 (실종자수색에)효과를 냈을텐데 이런 저런 이유를 대 (해경이)못쓰게 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투입 했으면 사람 몇이라도 살릴 수 있을줄 어떻게 아느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