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영업용 번호판 천여 개를 불법으로 증차한 공무원과 이를 판매해 수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화물업체 대표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 모 구청 공무원 김모(41)씨와 모 물류업체 대표 김모(40)씨, 다른 업체 대표 변모(53)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등의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에 가담해 직무상 도움을 준 공무원 이모(53)씨 등 공무원 4명과 다른 운수업자 등 5명은 같은 혐의로 검거했고, 구청공무원 2명과 서울 화물협회 직원 2명은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물류업체 대표나 운수업자들에게 불법으로 번호판을 증차 허가를 내주고 이들에게 수억대의 뇌물과 고가의 승용차, 각종 해외여행 경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물류업체 대표와 운수업자들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불법으로 증차한 번호판을 팔아 수억대의 불법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 2005년 10월부터 서울 모 구청 교통행정과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운수업자들과 친분을 쌓고 2006년부터 최근까지 총 26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물류업체 대표 변씨와 김씨는 2008년 9월 공무원 김씨에게 불법으로 100여개의 영업용 번호판을 받은 후 그중 40여개를 팔아 총 9억4000만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2009년 3월에 공무원 김씨는 증차가 불가능한 탱크로리를 증차해 총 239개의 번호판을 물류업체 대표 김씨에게 주고 그 대가로 4억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불법으로 증차한 화물차들이 총 1120개에 이르고 이 불법 화물차들에게 지급된 유가보조금은 170억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담당 경찰관계자는 “현재 서울 모 구청의 경우 수사대상이 2008년에서 2010년으로 한정됐지만, 김씨 재직시기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며 “전북 지역과 광주지역 관련해 운수업자 6명 및 조력자 4명, 담당공무원 11명과 브로커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고 밝혔다.
이어서 “이미 만들어져 불법으로 유통되는 번호판들은 그 경로를 추적해 이에 관여한 공무원과 업자, 차주들을 가려내 엄단 하겠다” 며 “확인된 불법증차 번호판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통보해 감차조치를 하고 지급된 유가보조금을 회수하도록 하겠다” 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