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찌는 더위가 가고 선선한 10월을 맞이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축제의 함성이 들린다. 

통합 축제인 전주 페스타는 3일부터 26일까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비빔밥 축제, 한지산업대전, 한복체험 등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한편으로 불안감이 든다. 얼마 전 중국에서 돌솥밥을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적하고 한복도 자기네 것이라고 우긴다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 없이 세월만 보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몇년전  중국 지린성 정부는 성(省)급 무형문화유산로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를 항목에 포함시켰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에서야 국내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중국과 문화적 갈등이 꾸준히 반복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전통 도시를 자타 공인하는 전주시도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계적인 관리와 대응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돌솥비빔밥은 우리의 국가 무형 유산으로는 등재돼 있지 않은 상태다. 전주비빔밥이 2008년 전북의 무형 유산으로 지정돼 있을 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내의 한 돌솥비빔밥 프랜차이즈는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조 기술은 지린성 무형문화유산”이라며 “돌솥비빔밥 홍보에 이용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이 프랜차이즈는 중국 전역에 10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매장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돌솥비빔밥을 들고 있는 광고판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한복이 중국의 전통 복식인 한푸에서 유래했다고 꾸준히 언급했기 때문에 이런 홍보가 은연중에 잘못된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으며, “특히 중국에 관광 온 외국인들이 자칫 돌솥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오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통문화 보존 실태 등을 알아보기 위해, 21일 전주시청 관광산업과를 찾았다.

전주시 관광산업과는 10~11일 이틀에 걸쳐 비빔밥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약 100여 명의 전문가, 연구자들이 전북대 등에서 전략을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했다고 말했다.

포럼 중 한 발표에 따르면 비빔밥은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을 대표하는 상징적 요리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단순히 음식 종목으로는 등재가 불가능하며, 공동체 문화로서의 상징성이 필수적이고 여기에 채식을 구현하여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는 점과 여러 채소 나물을 함께 먹음으로써 건강을 증진한다는 점을 강조해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공동체적인 협동을 도입하고 대한민국 전체의 비빔밥 문화가 녹아들도록 함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전주시는 내년에는 더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에서 한식 진흥원, 문화재청과도 함께 비빔밥 등재를 위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비빔밥과 관련해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하여 해마다 비빔밥 명인을 지정하고 있으며 현재는 김정옥 명인 등 3명이 지정되어 있다. 동시에 이들이 명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기술 등에 관한 기록을 남겨서 망실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김해와 광주 등 다른 도시의 비빔밥 축제에도 이들 명인을 소개해서 도움을 주고 전주비빔밥에 대한 홍보 효과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주 페스타 축제를 지켜보며, 외국의 문화 침범에 두 손을 놓고 있으면 우리는 지구촌에 내놓을 게 없고, 정체성이 없는 민족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도시라고 자부하는 전주가 나서서 문화 침범에 적극 대처하고 홍보하는 등 대응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옥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