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한국방송공사(KBS)와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박민 KBS 사장 선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석래 전 KBS 이사에 “소위 ‘여권 추천’ 이사가 반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석래 이사는 “허위사실 유포와 자녀에 대한 공격, 마타도어가 이뤄져 고발 진행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이석래 이사에 대한 외압 의혹을 받는 서기석 이사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박민 KBS 사장 선임에 반대한 여권 추천 이석래 전 이사에 대해 “지난해 박민 사장 선출에 반대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석래 전 이사는 “제 결정의 마지막까지는 판단을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KBS에서 32년 동안 근무하면서 느낀 것은, 1년 잔여임기를 놓고 외부에서 와서 정상적 활동을 할 수가 없다는 판단에서 자체적으로 반대했다” 밝혔다. 사실상 이석래 이사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 등에서 “현 사장의 임명을 반대하던 시기 근거 없는 마타도어와 뒷조사에 협박까지 하며 충성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한 것이다.

KBS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박민 사장을 포함한 사장후보자 3인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으며, 처음에는 여권 이사 6인 중 이석래 이사가 박민 투표하지 않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서기석 이사장은 결선투표를 실행하지 않고 정회를 선언하고 결선투표를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박민 사장후보 선출에 동의하지 않았던 이석래 전 이사를 상대로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이 당사자를 통해 일부 확인된 셈이다.

정동영 의원은 언론노조 KBS본부 조애진 수석부본부장에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세월호 다큐 불방, 역사저널 그날 폐지, 최욱 더라이브 등 방송 중단 등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던 프로그램이 전부 폐지된 것에 대해 시사교양국 PD로서 제작자율성 파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애진 수석부본부장은 “지금 KBS에서는 제작자들이 책임자들에게 MC 선정 등 당연히 질문할 수 있는 것을 질문하거나, 해명을 요구하면 프로그램 폐지로 대응하고 있다”며, “제작자율성을 말하기 이전에, 제작자율성이 구현될 수 있는 제작의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 부본부장은 “박민 사장님께서 취임하신 이후에 프로그램이 시사교양국에서만 네 개가 없어졌다”며, “<더라이브>는 (사장이) 취임도 하시기 전에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또 “<역사저널 그날>은 다시 만든다는 말만 하셨지 제작진 업무분장표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조애진 부본부장은 그러면서 “시사교양 PD 등 제작진들이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운 결과로 생긴 프로그램들이 폐지됐다”고 했다. 특히 “<더 라이브>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며 “<역사저널>도 시청자 게시판에 “빨리 부활시켜 달라”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다”고 했다.

조애진 수석부본부장은 “KBS 사측은 지금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빼앗고, <추적60분>을 보도본부로 난데없이 이관시키는 등 시사영역을 PD로부터 빼앗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박민 사장의 답변에 전반적으로 반박했다. 

정동영 의원은 또 박민 사장에 “사장(연임) 지원서와 경영계획서를 내셨는데 담당 부서에서 써 주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박민 KBS 사장은 이에 대해 “자료요청 등을 받았고, 직원들이 전면적으로 써준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에 “전면적으로 써준 것은 아니고 부분적으로 써준 것인가”라고 되물었고 박민 사장은 “보고를 받아서 정리하고 고치고 했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결국 보고를 받아서,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서 썼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