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배숙 의원(비례)는 12일 민사소송에서 재소를 가능하도록 하는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민사소송법은 종국판결 이후 소를 취하한 원고가 같은 소를 다시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재소 금지조항은 반복적인 소의 제기를 방지하고, 법원의 판결에 소요되는 노력의 낭비를 막기 위함이지만 이는 지나치게 소송 경제적인 측면만을 고려한 입법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1960년 제정 민사소송법부터 도입된 재소금지 조항은 과거 일본법을 따른 입법례로 현재의 국민 시각에 맞지 않을뿐더러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일례로 전자소송에 취약한 소송당사자가 1심 승소 후 ‘항소’ 취하서 대신 실수로 ‘소’ 취하서를 제출해 피고가 면책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며, 통계에 따르면 최근 민사 항소심에서의 소 취하 건수는 연간 2,000건 내지 2,300건으로 집계된다.

이에 조배숙 의원은 재소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종국판결 이후에도 소 취하가 가능하게 하여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배숙 의원은 “전세계적으로도 일본을 제외하고는 재소금지 규정 입법례는 존재하지 않고 법리상으로 ‘같은 소’를 판단하는 것도 사실상 쉽지 않다.”며, “법원이 피고에게 원고의 재소가 가능한 것을 사전 고지, 원고는 전소의 비용을 모두 상환 시 재소 가능하도록 하여 피고가 불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는 법원의 소송 경제적 이익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라며, “법 개정을 통하여 국민의 재판권을 보장하고, 일률적인 재소금지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