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외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여러 가지 답이 나오지만 무엇보다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음식이다.

외지인들은 콩나물 해장국과 비빔밥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그만큼 널리 알려지기도 하고 맛도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비빔밥 한 그릇에 보통 1만4,000원으로 전국에서 제일 비싸다는 전주 MBC의 보도도 지난 5월 중에 있었고, 지난 6월에는 전북도민일보에서도 전주비빔밥과 삼계탕이 전국에서 제일 비싸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에 필자는 고미술 전시회 관람차 서울 인사동에 다녀왔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유명 설렁탕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데 신선하고 맛있는 식사가 단돈 1만 원이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주인장이 직접 와서 반찬이 부족한 것은 없는지 여러 가지를 꼼꼼하게 챙기는데 저절로 감동이 되었다. 

어찌돼서인지 우리 전주의 식당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요즈음 물가도 오르고 최저임금도 1만원을 넘어서서 종업원들 구하기도 어려워 식당에서도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전주하면 인심 좋은 고장이고 맛과 멋의 고장인데, 그걸 즐기러 오는 외지인들이 전주에 와서 실망을 하고 가면 다른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 다시는 오지 않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는 집세가 비싸고 종업원들 구하기가 더 어려웠으면 어려웠지, 쉽지 않을텐데도 1만 원이면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데 왜 전주에서는 그게 안 될까 의문이 든다.

전주의 푸짐하고 넉넉한 인심이 갈수록 야박해지는 것 같아 전주를 아끼고 사랑하며 전주에서만 살아온 전주 토박이 입장에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전주에는 이렇다 할 공장도 별로 없어 젊은이들이 외지로 돈 벌러 나가서 인구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서 전에 10대 도시 안에 전주가 들었는데 이제는 어림도 없다, 서울 인근 경기도에 여러 큰 도시가 생겨나서 전주는 얼마나 뒤쳐졌는지 이제는 가늠하기조차 부끄러운 도시가 되었다.

앞으로 전주가 얼마나 더 쪼그라들어서 더 적어질지는 모르지만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있어 호텔도 즐비하고 그런대로 도시가 유지되고 있어 다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체류형 관광지가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라고 걱정했는데 시내를 보면 제법 규모가 큰 여관이나 호텔도 즐비하게 들어서고 한옥 민박도 많이 있어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식사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외지인들이 다시 찾고 싶은 전주가 되는데 부담스러운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음식점에서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가격을 올려서 해결하지 말고 적당한 가격으로 외지인들이 전주를 생각하면 푸짐하고 넉넉한 음식을 대접받는 어머니의 품 같은 도시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외지인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찾아와서 힐링과 기를 받고 힘을 얻어가는 좋은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규모가 조금 작으면 어쩌랴? 어제 온 손님이 오늘도 오고 내일도 온다면 인심 좋고 살기 좋은 전주가 되리라 생각해보면서 전주의 음식값을 걱정해 본다.

물론 요즈음 경영이 어려운 음식점 점주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