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북특별자치도청(6급 이하), 10일 전주시청 등 도내 하반기 인사가 줄줄이 이뤄졌다.

현재 대부분의 공무원 인수인계는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업무를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민들은 늘 초보공무원을 마주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불만이다.

두명의 공무원들의 사연을 들어보자.

A씨는 “내가 받은 인수인계서는 달랑 A4용지 1매였다. 그리고 나머지 내용은 구두 설명으로 진행됐다. 면허를 발급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며, 청문을 진행하는 업무였는데도..., 심지어 금요일에 인사발령을 받고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해당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인사발령 시즌에는 이런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전임자도 다른 업무를 처리하느라 상시적으로 전화 연결이 어렵고, 또 알아서 처리하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전임자도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B씨는 “첫 근무 전 주말에 전임자와 만나 두 시간 정도 인수인계를 하고는 바로 실전이었다. 전임자는 쏟아내듯 업무를 물려주고는 갔다”며 “이 사정을 모르는 민원인들은 ‘무능하고 멍청한 공무원’ ‘그것도 못하냐’며 폭언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이 무렵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인수인계서는 규정상 공무원 개개인 모두 의무적으로 인수인계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구두로만 전달하거나 인수인계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통 공무원 발령은 출근일 기준으로 3~4일 전, 정말 심각한 경우에는 바로 전날에 발령이 난다. 7월 1일자 발령이라면 6월 30일 오후 6시에 발령이 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발령대상자는 막상 발령이 나기 전까지는 자신이 다음 부서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어느 부서로 가게 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하물며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알수가 있을 까닭이 없다.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잘 알지도 못하는 부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참아가며, 그것도 매우 갑작스럽게 헤쳐나가야 한다니.  새로 배치된 공무원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하지만 왜인지는 몰라도 그 어느 조직도 일하는 공무원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합리적으로 인사발령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인력의 모자람, 시간의 촉박함 등을 핑계로 내세워 바로 전날 혹은 3~4일 전에 발령 공문을 낸다는 것이다.

그 다음 옮기는 부서에 어떻게 적응할지,어떻게 인수인계를 받을지는 오롯이 발령자 개인의 몫으로 남겨 두고 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령을 뜯어 고칠 필요도 없고, 재정을 더 투입할 필요도 없고, ‘악폐습’과 같은 이 발령과 인수인계 시스템을 약간의 강제성을 동원해 바로잡아 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이것만 개선돼도 젊은 세대 공무원들의 퇴직 러시를 상당히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인수인계시 업무의 주요 사항 누락으로 시민들에게 생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한다. 시장 군수 등은 공무원들이 업무 사항을 빠르게 파악하도록 해서 민원인들의 행정처리에 누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장 군수 등 기관장들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시민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인계자.인수자 간 인계인수 문서로 함이 필요하고 특히 민원 관련된 사항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동시에 업무에 숙달될 동안 민원처리에 불편이 없도록 각 부서의 관리자 등이 처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시장 군수 등의 가장 기초적인 대민업무가 방치되고 엄청 큰 이벤트 사업을 벌이는 것이 지자체장 본업인 것처럼 착각시 되고 있다. 

시장 등 기관장이 각종 이밴트 행사, 도시를 성장시키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으나, 무엇보다도 지방 행정의 핵인 민원 업무를 잘 처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수인계할 시간 여유가 있는 인사발령을 시행하고  적정한 인수인계 및 확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김옥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