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전라북도가 호남을 벗어나 독자적인 권역을 구축하는 과정의 첫발을 딛게 됐다. 법이 제정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 

전북만의 고도의 자치 권한 보장을 담은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은 다른 시도의 견제 속에 처음 발의한 지 8개월 만에 정기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본격 출범하면 독자적 지위의 행정 체제 개편으로 행정상·재정상 특별 지원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 

국가균형특별회계 지방 이양으로 전북만의 별도 계정이 설치돼 안정적인 재정 조달도 가능하다. 중앙 부처와 협의와 조율도 쉬워진다. 독립적인 감사 기구 운영으로 내부 자체 감사를 강화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법률상 공식 명칭인 전북특별자치도 약칭은 ‘전북자치도’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에 이어 세 번째 특별자치도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은 2022년 8월 한병도 의원, 정운천 의원 등이 대표 발의했다. 

이는 전라북도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전국을 5개 메가시티(수도권, 부울경,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와 3개 특별자치도(제주, 강원, 전북)로 재편하는 이른바 5극 3특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다.

5극 3특 계획은 메가시티 사업에 참여하지 못해 소외된 전라북도와 강원도에 높은 자치권을 부여해 개발을 활성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과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은 각각 제22조와 제24조까지 본 지역 명을 제외하면 완전히 똑같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법에 제25조 내지 제27조까지의 규정이 추가로 신설된 형태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은 131개 조항, 333개 특례가 부여됐다. 

5+3으로 표현되는 5대 핵심 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3대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 5대 핵심 산업은 생명산업과 문화관광산업, 고령친화산업, 미래첨단산업, 민생특화산업을 의미한다.

3대 기반은 각종 인프라와 인력, 제도 등을 말한다.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공포된 뒤 시행 전까지 1년의 시간 동안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만들고 미래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전북특별법은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하는 ‘프론티어’ 특례들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 △농생명산업지구 지정 △국제케이팝학교 설립 △금융산업육성 △출입국관리법 특례 △새만금고용특구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 △이차전지산업 진흥 △미래에너지 산업(수소, 신재생에너지) △새만금 무인이동체 산업 육성 △전북형 산업지구·특구 지정(투자진흥지구, 연구산업진흥단지, 연구개발특구, 전북첨단과학기술단지, 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 등) △고령친화산업 복합단지 지정 △탄소소재 의료기기 기술 진흥 △재난 및 안전기준 강화(민방위경보 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북의 특화산업들이 각종 특례를 통해 강점과 특수성을 살리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북도가 추진하는 특별법상 18개 사업에 대해 국가 지원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다.

국가 재정 지원을 명시함으로써 향후 개별 사업 추진 시 실효성을 더욱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육성 동력을 확보한 사업은 △농생명산업지구 기본계획 시행 및 진흥 사업 △새만금 무인이동체 산업 △고령친화산업 △탄소소재 의료기기산업, 동물용의약품산업, 바이오융복합산업 시책 △정보통신창업,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 및 집적화 △이차전지산업 △케이문화산업 △야간관광산업 △수상레저산업 △산악관광사업 육성 등이다.

전북특별법 131개 조문 가운데는 ‘전북형 특례’로 꼽히는 42개, 103개의 특례가 담겨 있다. 지난 2006년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각종 특례와 지방분권의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일도 필수적이다. 2차 특례 발굴도 중요하다. 

1월 18일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성공하려면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향후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지속 추진되는 일정에도 각계 지도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정복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