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연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당내 비명마저 성급한 신당 추진에 반대하자 외부 세력과의 연대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 전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지지 세력이 미약해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분을 만난 적이 있다. 만나서 각각 창당을 하신다는데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어떤 어려움은 없는지 그리고 힘내시라고 격려했다"며 "그리고 뜻을 모을 수도 있겠다 하는 여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정책이나 비전에 공통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국가 위기에 대한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며 "그다음에 정치가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큰 줄거리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을 떠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1일 이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의원은 이 전 총리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치의 일그러진 모습, 퇴행하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문제 의식에 공감했다"며 "여러가지 해법들에 대해 말씀을 좀 많이 나누자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당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사쿠라(변절자) 노선"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대표가 이 전 총리를 만나 신당 창당 만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 전 총리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손잡고 윤석열 독주정권에 투쟁해야 미래가 있다"고 적었다. 이 대표에게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 전 총리를 만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명(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도 신당 창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총리께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숨 고르기 없이 갑자기 링에 뛰어들어 막 100미터(m)를 질주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같은 날 다른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 "저희랑 무관하게 진행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며 "왜 저렇게 서두르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