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소리를 맛볼 수 있게 됐다.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난 15일 오후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전면 대면축제로 진행되며, 24일까지 열린다.

소리축제 조직위는 축제의 무대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주 경기전, 전주 동헌, 전라감영, 전주대사습청 등으로 넓혔다.

소리축제의 서막을 알린 개막공연 ‘상생과 회복’은 1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렸다.

상생과 회복은 서양음악이 한국으로 전해진 후 한국적 정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뒤 발전해 온, 동서양 음악의 장점을 모두 수용한 형태로, 우리 전통 음악과 클래식, 판소리와 오페라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먼저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아리랑 환상곡’이 장중을 채웠다.

서양의 현악기가 구성진 아리랑의 선율을 따라가면서 뜻밖의 조화로운 소리를 냈다.

이후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소프라노 서선영은 우리의 전래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맑은 고음으로 재해석했다.

바리톤 김기훈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오페라 ‘박하사탕’ 중 나무꾼과 선녀 부분을 불렀고, 국악인 김율희, 고영열은 판소리 무대를 선보였다.

개막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최우정 작곡의 ‘꿈’ 무대에는 서선영, 김기훈, 김율희, 고영열이 모두 무대에 올라 유려한 소리를 선물했다.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이날 개막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축제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지만, 그간 미흡했거나 보충했으면 하는 각계의 의견을 최대한 모아 변화를 시도하려고 했다”며 “올해 축제가 한 단계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리축제에서 북미·북유럽·중동·중앙아시아 등 해외 11개국과 89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말에 열린 프로그램들은 많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 16일 경기전의 아침 ‘풍류뜨락’,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 라이징스타 완창판소리 ‘적벽가-이봉근’, 산조의 밤 ‘김일륜, 김경아’, 루프탑시리즈 No.1 스탠딩 B구역(3부), 아시아 월드뮤직 어워드 시상식이 열렸으며, 17일에는 장한나와 미샤 마이스키의 디토오케스트라, 한국예술종합학교 창작음악극 ‘경계’, 라이징스타 완창판소리 ‘심청가-김율희’, 어린이 오감체험 프로그램인 ‘마실가듯, 탈춤’등이 열렸다.

지난 16~17일 편백나무숲에서는 칠레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아랍에미리트·중국과 관련된 월드뮤직 워크숍이 열렸다.

이와 함께, 소리문화전당 놀이마당에서는 베트남 잘라이성 소수민족 자라이 민속음악, 아랍에미리트 타와슬 앙상블, 영국의 루크 제람, 우즈베키스탄 소그디아나 챔버 오케스트라, 폴란드 미치&미치와 헤테로포닉 그룹 등 해외 음악인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동아시아문화도시와 관련, 중국의 산시성 실크로드 예술단의 공연도 같은 장소에서 함께 열렸다.

또한, 같은 장소에서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남해안 별신굿’을, 강릉단오제보존회가 소리축제와 함께 ‘강릉단오굿’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세계소리축제는 그간의 역사 위에 정통성과 예술성, 축제성을 더해 잠재적인 우리 음악의 미래 가치를 담았다”면서 “동시대성을 담아낸 우리 음악 축제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즐겨달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세계소리축제는 24일 오후 7시 30분에 만날 수 있는 폐막작 ‘이희문 오방신과 춤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