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노종찬)는 25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 교육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제기한 '동료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방송 토론회나 SNS 등에서 "어떤 폭력도 없었다"고 밝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10년 전인 2013년에 있었던 전북대 교수들과의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일이다. 당시 전북대 총장선거를 준비 중이었던 이귀재 교수는 총장출마를 반대하는 서 교육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은 폭행 피해자라 주장한 이귀재 교수의 진술신빙성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다. 이귀재 교수는 당초 경찰조사에서 "뺨을 맞았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법정에서도 서 교육감의 폭행여부를 부인했다.

검찰은 이귀재 교수의 진술번복에 대해 총장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었고 서 교육감이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선거에 당선이 되자 총장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귀재 교수의 번복된 진술이 오히려 신빙성이 없고 당초 경찰조사에서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수사기관의 진술보다 법정에서의 진술이 더 중요한 점,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번복한 뒤 검찰조사와 법정에서도 진술이 일관된 점, 사건이 발생한 뒤 동료교수들과의 대응을 논의하면서도 전북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부한 점, 병원치료를 사건 발생 5일 뒤 받았고 그 시간동안 다른 이유로 인해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진단서에 '폭행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적혀있으나 이귀재 교수의 주관적인 의견을 토대로 작성된 점, 여러 증언들을 종합해 볼 때 서 교육감이 되려 이귀재로부터 일방적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토대로 이귀재 교수의 최초 경찰진술이 더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로 지목된 전북대 이귀재 교수의 1·2회 경찰조사에서의 발언은 신빙성이 없다"며 "회식에 참석했던 교수들이 폭행사실을 목격한 사실을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귀재 교수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폭행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이 이귀재 교수의 뺨을 때린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발언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판시했다.

           

서 교육감은 무죄선고 후 취재진에게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에 애를 써주신 재판부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이런 일이 애당초 없었어야 했으나 거짓된 말로 인해 비롯됐다는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