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외 인사로 꾸려진 '후쿠시마 오염수 초당적 국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3일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성명을 냈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해양 테러'와 다름없는 무단 방출 계획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의 무조건적 공조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여론에 따라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는 한편 오염수 방출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끝내 일본이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즉각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한 강한 비판도 담겼다.

대책위는 "환경영향평가도 정확히 하지 않았고, 이웃 국가들의 동의도 없었으며, 자국 영토 내 보관 등 대안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가장 값싸게 처리하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해양 투기'를 대한민국이 무슨 이유로 인정해야 하는가"라며 "무엇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가 절대다수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 입장을 그토록 열심히 대변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의 불신과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정부를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금 국민은 이 상황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에 이은 외교력 부재의 연장선상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에 "핵 오염수 무단 방출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고 국제사회 특히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이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라"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해양 투기에 반대하는 민심에 따라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핵 오염수 무단 방출에 결사 반대하라"고 했다.

이번 대책위에는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같은 당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이연기 민생당 전 비대위원, 최대집 전 의사협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 국민의 85%가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진영과 이념을 뛰어넘은 초당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성명에도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등을 포함해 100여명의 정치권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하 전 상근부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에 맞춰서 대응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법률적 검토, 방류됐을 때는 대사관 항의 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주권자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않고 있고, 이는 국민 주권에 반하는 상황"이라며 "상황 자체가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