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는 물론 전북도의회 내부에서도 찬반 여론이 팽팽한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 문제가 최진호 도의회 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최 의장은 도의회 기자실에서 "교육위원회에서 조례안을 상정한 후 이를 통과시키지 않고 미료 안건으로 처리한다면 각계 여론을 수렴, 27일 오전 중으로 직권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장의 이날 발언은 장영수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가 발의한 조례안에 대한 심사기간 지정 요청일이 지난 25로 경과됨에 따른 사실상의 최후 통보로 직권상정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최 의장은 "안건이 제출됐으면 부결과 가결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데 서울시의회의 조례 제정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은 전북도의회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위에서 상정된 안건의 직권상정 가능 규정에 대해서는 "'이유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도의회 회의 규칙 23조는 '의장은 심사기간 내에 위원회가 이유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다른 위원회에 이를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서 '이유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이란 대목은 해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로 의회 사무처에서도 해석에 따라 논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사무처의 해석에 따르면 교육위는 법원 판결이 남은 점과 여론 수렴 등을 미료의 '이유'로 설명할 수 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미료 처리를 위한 핑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어 모순점이 있다.

 최 의장의 이같은 강경 입장에 대해 교육위원회 소속 교육의원들은 시기상조와 여론수렴 부족, 인사전횡, 조직 중복 등을 들며 여전히 조례안 처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교육의원들은 특히 민주당이 다수당의 힘으로 조례안을 직권상정한다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제도화환 교육위와 교육의원의 존재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일로 보고 별도의 대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박용성 교육위원장은 "오늘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지만 사실상 미료 안건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장이 이를 직권상정한다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유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았다'는 의장의 해석에 대해서는 "1회에 걸쳐 안건을 부결시킨 바 있고, 그 이후 제출된 조례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상정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의장이 조례안을 직권상정한다면 그 결과에 따라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위는 지난 21일 해당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진보성향 청소년단체의 회의장 점거로 이를 처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