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강제적 간음이 더는 유형력 유무로 판단되어서는 안된다는 비동의 간음죄 제정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박정희 의원(군산3)은 13일, 제39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성적 결정권 보장하는 ‘비동의 간음죄’제정을 위한 형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현행 형법에서 간음을 판단하는 기준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보고 있어 이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피해자에게 전가되고 있고, 이러한 부담 때문인지 실제 성폭행 사건이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10%가 조금 넘는 수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변화한 성관념에 부합하지 않은 형법은 국제사회 표준에도 맞지 않고, 실례로 2018년, UN이 한국 정부에 직접 형법 제297조를 개정해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로 바꾸라고 권고하기까지 하면서, 시대착오적인 한국 형법이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런 ‘비동의 간음죄’를 두고, 2주 전 여가부는 형법 개정을 추진도 아닌 검토해보겠다는 의견을 9시간 만에 번복했고, 법무부는 마치 ‘부처 위의 부처’인 것처럼 비동의 간음죄 개정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국민의 분노를 샀다”고 비판했다.

이에, 그는 “더는 각 집단의 이해관계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돼선 안 될 것”이라며 발의 배경을 밝혔다.

박정희 의원은 건의안을 통해 “국민의 성적 결정권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간음죄 제정을 위한 형법 개정과 관련 법률의 정비를 해야 하고,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국가기관의 존재 이유와 의무가 국민의 권리보호라는 점을 망각하지 말고, 형법 개정 추진과 협조를 다 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박정희 의원이 발의한 ‘비동의 간음죄’제정을 위한 형법 개정 촉구 대정부 건의안은 대통령실, 국회,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의 각 부처로 보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