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이 운영하는 공식 페이스북에서 국경을 넘은 16년 전의 인연을 찾아줘 화제다.

10일 도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인 왕계장(王界場, 51)씨 가족과 한국인 박일룡(70) 목사·김선례(66)씨 부부로 올해 초 도청 도민만족센터에 왕씨 가족이 16년전인 1996년경 중국 길림성 연길에서 박목사 부부를 알게 돼 많은 도움을 받아 이제는 그 은혜를 갚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사연은 전주에 거주하는 왕씨의 지인이 도의회 조계철 의원에게 알리면서 도청으로 접수됐으나 찾을 수 있는 실마리는 박목사가 당시 중국의 한 해양전문대 교수이자 기독교인점과  박목사 부부의 이름, 사진 한 장이 전부였다.

사연의 주인공을 찾기에는 정보가 많이 부족해 도민만족센터 담당자는 고심하던 중 도청 SNS 담당자에게 알려 사연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으나 별다른 성과를 못하다 최근 도청 페이스북의 팬(구독자)이 올해 초보다 10배 이상 많은 2만명을 넘어서자 도청 홍보기획과에서는 넓어진 관계망을 통해 다시 한번 왕씨 가족이 찾는 박씨부부를 수소문 해보기로 하고 지난
6일 오후 3시경 도청 SNS 담당자는 박목사 부부를 찾는 사연을 다시 올렸다.

그 결과, 사연을 올린지 9시간만인 자정 무렵 박목사 부부의 사연이 실린 한 지역신문 기사가 제보로 들어와 도청 SNS 담당자가 기사 내용 확인을 통해 박목사 부부가 거의 확실했고, 7일 오전 기사 내용을 토대로 인터넷 검색으로 박목사의 연락처까지 알게돼 박목사에게 즉시 연락을 취해 왕씨 가족의 소식을 알렸다.

이에 박목사는 "중국에 처음 건너갔을 당시 언어가 안통하던 우리 부부에게 이웃인 왕씨 가족이 먼저 도움을 줬다"며 "이후 우리 부부도 왕씨 가족에게 컴퓨터, 방한복 등 당시 중국에서는 귀했던 물품들을 한국에 다녀올 때마다 꾸준히 사다 주는 등 호의를 베풀게 되면서 나중에는 왕씨가 우리를 수양부모로 모시는 좋은 관계로까지 지냈다"고 반가운 마음에 눈시율을 붉혔다.

이어 "당시 중국에서 선교활동 중 중국 당국의 압력으로 인해 중국을 떠나게 되면서 왕씨 가족과 연락이 끊겨버렸던 것"이라며 "전북도청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도 배진환 홍보기획과장은 "도청의 소통과 홍보를 위해 마련한 페이스북 계정이 이런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를 불과 9시간 만에 만들어냈다는 게 매우 놀랍다"면서 "SNS의 힘을 실감하며 페이스북 운영이래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도 페이스북의 팬수는 2만1,700여명(9월 10일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 중 1위일 뿐 아니라 정부·공공기관을 통틀어도 상위권에 랭크돼 지난달 한 SNS 전문단체에서 주최한 '2012 대한민국 SNS 대상'에서 광역지자체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 등 소통 성과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나연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