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북지부는 6일 ‘사립유치원 안 다니는 우리 아이, 왜 차별받아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날 전북지부 논평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사립유치원을 편중 지원해주려 하는 전북교육감에게 방향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전북교육청은 당시 13만5,000원이던 사립유치원 원아 1인당 지원계획금액을 더 상향해 19만1,000원으로 본예산에 제출, 이에 대해 전면 재검토 및 관련주체들과의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북지부는 “올해 사립유치원 교육비 지원 계획이 발표되자 사립유치원들이 경쟁적으로 내년도 학급을 늘리고 특성화활동비 등 부담금을 받지 않겠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면서 “이에 따라 공립은 큰 위기에 놓였다. 상대적으로 시설 환경이 열악한 공립병설유치원은 폐원이 속출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누리과정을 동일하게 수행하고 있는 어린이집은 소관이 지자체라는 이유로 지원비가 8만원만 책정돼 결국 사립유치원과 비교했을 때 1인당 10만원이 넘는 차별이 생기게 된다”면서 “유아교육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온 어린이집도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북교육청은 이런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 지자체나 도의회와 제대로 협의도 하지 않은 모양”이라면서, 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졸속으로 수립된 전북교육청 사립유치원 지원 예산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및 저출생·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비를 지원한다면, 공·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가정 육아 학부모를 구분하지 않고 ‘전북형 유아교육수당’ 형태로 동등하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만 3~5세 유아를 키우는 모든 가정에 월 10만원 정도를 지급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북지부는 “일부 사립유치원은 교육비 지원을 틈타 특성화 프로그램을 늘려 이윤 추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럴 경우 유아교육 무상화 취지는 무색해지고 사립유치원의 배만 불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끝으로 이들은 “학급 당 유아 수가 많을수록 교육의 질은 떨어진다. 그런데 사립은 공립보다 학급 당 유아 수가 훨씬 많고, 20명 상한 정책에서도 제외돼 있다. 또한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급여 체계도 다르고 근무 조건과 신분 보장도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면서 “비용 지원이 실질적인 교육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회계 투명성 확보와 조직 민주화 등 철저한 관리·감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립유치원의 확대와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 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단설유치원을 신설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병설유치원까지 통학 차량을 확충·운영해야 한다”면서 “오래된 공립유치원의 시설 환경 개선 사업도 필요하다. 저녁 돌봄 시간 연장이 필요한 경우 추가 인력을 배치하고,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일반행정 업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지부는 이날 오후 5시 전북도의회 앞에서 전북지역 유치원 교사들과 함께 공·사립 유치원의 동일한 지원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