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잔디 운동장 조성과 관련해 전북교육청과 환경단체 간 입장 차가 크다.

먼저,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교육개혁과 교육 자치를 위한 시민연대, 정의당·진보당 전북도당, 전북녹색연합은 1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암물질.중금속 노출로 환경 안전과 학생 건강을 위협하는 인조잔디 운동장 확대 설치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인조잔디 운동장 폐해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2012년 하반기부터 인조잔디운동장 신규조성 사업을 중단했다. 또한 관련 예산을 한번도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2015년 인조잔디 운동장의 중금속 검출 사태 이후 도내 64개교에 설치된 인조잔디 운동장 중 운동부 운영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친환경 운동장으로 교체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10개교가 내구연한 초과, 유해물질 검출, 타 시설 증축 등의 이유로 인조잔디 운동장을 철거했다는 것. 이후 도교육청은 인조잔디 설치 학교에 대한 환경성 조사와 매뉴얼에 따라 관리를 해왔으며, 마사토 운동장 정책의 변화는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 2차 추경 예산에 인조잔디 운동장 시설비와 설계비를 편성했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운동부가 없는 일반 학교에까지 공모를 거쳐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인조잔디 운동장을 깔겠다고 200억원의 예산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조잔디 운동장 확대 정책은 유해 플라스틱과 화학물질, 중금속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고,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려는 정책과 반대편에 있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교육청(교육감 서거석)은 운동부 운영 학교와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 인조잔디 운동장을 새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북지역 770개 학교 중 인조잔디 운동장이 조성된 학교는 전체의 7%인 54곳 뿐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6번째로 경기도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설치비율이 높은 곳은 제주 33.3%, 대전 26.4% 순이며, 서울은 17%다.

이날 도교육청 이서기 인성건강과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서 꾸준히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축구·야구 등 구기종목의 경우 전국대회 경기장이 인조잔디로 돼 있어 경기력 향상 및 학생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흙 운동장 사용을 기피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지역주민들의 학교 체육시설 이용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어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정책에 불가피한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다만,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학교 선정에 철저를 기한다는 방침이다. 도내 모든 학교에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거점학교나 체육환경이 열악한 학교 중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된 소수학교에만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조잔디 품질기준이 강화된 것도 인조잔디 조성을 검토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생산되는 인조잔디는 강화된 KS기준(KSF 3888-1, 인조잔디시스템)에 맞춰 생산되고 있어 유해물질 발생량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도교육청에서는 2년 주기로 KS기준에 따라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검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철거 및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기 과장은 “학생들이 먼지와 거친 노면 등의 이유로 흙 운동장에서 활동하길 꺼린다”면서 “이로 인해 학교체육과 학생 신체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능동적인 신체활동을 적극 장려하고자 인조잔디 조성사업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조잔디 운동장 신규 조성시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거치고, 절차와 기준에 맞춰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과 관련한 업체 선정방식은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 입찰로 진행할 방침이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