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영유아 복지예산과 관련, 중앙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어 자칫 물건너간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주 서신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중앙정부의 무상보육 확대 기사를 보고 보육비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도에서 무상보육 중단선언을 하는 것을 보고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었다"며 더욱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가계부담이 늘고 있어 앞으로 아기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앞날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8일 도는 2012년 제1회 추경예산(안)에 도정의 4대 핵심과제 중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민 삶의 질'관련 사업 23개 사업(신규사업 22개, 지속사업 1개)을 발굴해 삶의 질 관련 예산은 총 939억원(본예산 799억원, 추경 140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가 올해 반영한 삶의 질 예산에 영유아(0~5세)복지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자칫 각 시군에서 지원해주던 보조금 중단은 물론, 사업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간 영유아(0~5세) 보육사업은 올 2월까지만 해도 소득하위 70%이하 가정에 한해 20만~39만원 정도를 지원했으나 갑자기 3월부터 0~2세와 5세를 둔 가정은 소득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지원하고 내년에는 3~4세까지 전면 확돼됨에 따라 거기에 따른 재원을 지자체가 50% 정도를 분담해 줄 것을 강요하고 있어 지자체에서는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는 1,814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아직 387억원이 부족한 상황으로 무상보육 확대시 보조금 지원 대상자가 연간 4만 5,000명 안팎에서 5만5,000명 대로 1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3~4세도 무상보육이 시작되면 더욱 늘어날 추세다.

이를 두고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지 않을 경우 무상보육 보조금 중단선언을 하는 등 실력행사에 돌입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이 내려오지 않고 있어 중앙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영유아 무상보육이 전액 국비가 지원되지 않을 경우 재정적 부담을 느낀 도 입장으로서는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거 아니냐는 설이 지배적이다.

실제 6월말 익산시를 시작으로 7월부터는 보조금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군도 8~9월정도에 중단될 처지이고 부안만 유일하게 11월까진 버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 김택성 위원장은 "추경예산 담당부서와도 논의를 했고 무상보육 중단선언은 도에서만 한게 아니고 전국 광역시도 단체장들이 중앙정부 압박용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여야 위원들이 보편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영유아 복지에 대해 기본적인 예산도 세우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과오이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1차 추경예산안에 반영이 안됐어도 2차 추경을 비롯해 소급지원사례도 있기는 하나 현실적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이 뜻을 같이 한 상태에서 도만 예산을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고 지난 3월 10일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중앙정부에서 20%만 지원을 해줘도 도에서 10% 정도는 부담할 수 있으나 현재 구체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4.11총선 전북 출신의원들과 논의를 가진바는 없으나 오는 14일 도의회 임시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도가 발표한 삶의 질 예산에 영유아 복지예산이 내용에 빠져 있다고 해서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현재 새누리당, 통합민주당 등을 비롯해 중앙정부에 영유아 복지예산 건의서를 제출한 상태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해명했다./나연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