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밀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된 분질미가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에 가깝다며 국산 밀가루 자급률을 높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분질미 가공적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국내 식품업체들을 상대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글루텐 성분이 없는 분질미는 밀가루를 대체하기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은 밀가루 조직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쫀득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성분이다.

농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지난 6월 8일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하기 위해 26년까지 분질미 20만톤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질미를 테스트한 업체들이 농식품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제과협회의 경우 분질미로 식빵·바게트·단과자빵·카스테라를 만들었는데, 식빵과 바게트는 글루텐 성분이 없는 분질미로 제품을 만들면 팽창이 적어 가공이 부적합 했으며, 카스테라의 경우 일반 쌀가루와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PC는 분질미로 카스테라를 만들었는데, 기존 제품대비 구조력이 떨어지고, 볼륨감이 낮았으며, 윗면이 거칠고 두꺼운 현상이 발생했다. 식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맛의 경우 축축한 식감과 함께 쌀가루 특유의 텁텁함이 발생해 제품의 품질이 떨어졌으며, 특히 노화 진행이 빨라 유통기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현재 100ha에서 475톤가량 생산중인 분질미를 26년까지 4만2천ha에서 20만톤 생산 계획을 잡고 있는데, 현재보다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4년만에 420배 늘린다는 계획인데 현질적으로 가능한 부분인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또 분질미 산업화 지원을 위해 공공비축제도를 활용한 공급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힌바 있는데, 공공비축 매입 만큼 쌀 수매량 감축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이원택 의원은 “현재 분질미는 밀가루를 대체하기 위해 글루텐을 첨가해 사용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밀을 써야지 분질미를 써야 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하며, “밀에 대한 우리나라 식량주권은 0.8%라며, 쌀가루 아닌 국산 밀 지원을 통해 밀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