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 답보상태에 놓였던 새만금 관광단지 개발이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허송세월로 보낸 지난 4년을 책임질 수장은 아무도 없는 상태이다.”

전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권익현 의원은 지난 20일 제289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지난해 최우수 사업제안자로 선정된 업체가 관련 법규에 규정된 자격요건조차 갖추지 못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고시된 이후 5년째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의원은 지난해 11월, 새만금 경제청은 관광단지 개발사업시행자로 주식회사 석조를 최우수 사업제안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후 올 3월엔 해당 업체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고 6월이면 시행자이행협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권의원은 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당 업체의 자격논란 시비를 거론했다. 자격논란은 선정 당시부터 불거져 오늘날과 같은 사태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청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해당 업체는 새만금 관광단지에 2019년까지 약 6조 8000억원을 투자해 관광호텔, 쇼핑몰, 메디컬 테마파크, 골프장 등을 포함해 ‘다문화 및 세계종교 화합의 글로벌 명품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었다는 것.

당시 경제청이 해당 업체를 선정한 이유도 이러한 구상과 사업실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밖에도 자본조달 능력이 우수하고 지속적인 관광프로그램으로 사계절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자본금이 1천억 원이나 된다는 업체는 그 흔한 홈페이지도 없었고 법인 실체도 파악하기 힘들어 기본적인 기업정보 확인조차 어려운 상태였는데, 어떻게 해서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는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권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당시 사업시행자 모집에 참여했던 다른 업체들도 부적절한 선정절차를 문제 삼으며 객관적 사업수행 능력이 없는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된 부분에 대해 탄원서까지 제출할 정도로 반발이 심했다. 그런데 경제청만 이 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안일하게 대응해온 것이라고 피력했다.

게다가 경제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행자 자격요건엔 신용도, 자기자본, 부채비율, 당기순이익 등 4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도록 돼 있지만, 경제청은 실체조차 불분명한 업체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아 오늘날의 사태가 벌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아가 장기간 경제청의 수뇌부 공백상태를 방치한 전라북도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구역지정에서 해제된 새만금 배후도시에 이어 새만금 관광단지와 고군산 국제해양관광지 등 두 곳 또한 잠재적인 퇴출대상으로 거론되는 판국이다. 더욱이 올해는 새로운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예고돼 있어 앞으로 구역간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의원은 지난번 도정질문에서 새만금 경제청의 전면적인 쇄신을 주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이 호전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제부터는 김완주 지사가 직접 나서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문제를 풀어야 할 때라고 본다. 힘들게 구역 지정을 받아냈음에도 이후 계획만 거창하게 세워놓고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구역 해제로 이어진다면 막대한 행정력 낭비는 물론 도민들의 실망감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새만금 관광단지는 새만금과 전북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박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