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일부 사업장들이 산업재해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익산시 팔봉동 자동차 협력업체 A사에서 지게차로 LPG가스통을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는 김모(35)씨는 작업장에서 가스통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안면부위로 가스통이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도 평소 운동으로 몸을 단련한 김씨는 순간적으로 몸을 피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 과정에서 이빨이 여러 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몇 분 후 회사관계자가 병원에서 치료 받기 전에 찾아와 축구경기 중 몸싸움 하다가 이빨이 부러진 것이라고 초진 검사 때 진술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산재로 처리하면 회사 입장에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만큼 산재처리를 하지 말고 해당 병원에서 치료하고 영수증을 가져오면 전액 실비로 보상해주겠다”고 종용했다는 것.
이에 김씨는 산재처리나 영수증 처리나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하는 것이기에 별 다른 생각 없이 회사 입장에 따르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후 회사는 입장을 180도 바꿔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병원비는 회사가 절반을 내주고 나머지는 김씨가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회사의 무책임한 발언에 화가 치밀었지만 직장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이후 하루를 곰곰이 생각해본 김씨는 “너무 야박한 봉급에 업무 중 다친 것도 서러운데 병원비를 절반씩 부담하자고 말한 업체의 횡포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기에 근로복지공단이나 언론에 낱낱이 공개해 다시는 이 같은 횡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회사 측에 강한 입장을 전달했다. 
사정이 이처럼 확대되자 해당업체 관계자는 “김씨가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김씨가 하루빨리 치료를 잘 받아 회사에 복귀하길 바란다”며 “병원비는 회사에서 전액 보상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 관계자는 “중대재해 및 일반재해 조사 시 산재 발생 책임유무에 따라 관리감독자 및 근로자에 대한 징계규정이 없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징계규정을 마련토록 권고할 것”이라며 “도내 산재 예방을 위해 책임 소재에 따라 관련자 징계를 지도하는 등 안전보건의식 개선을 위한 각종 사업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와 같이 근무하는 동료 강모(37)씨는 “김씨와 같이 직장을 그만둘 각오로 대응하면 보상을 해주고 그냥 회사 측 입장을 따르면 바보가 되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대부분 직장 구하기고 어렵고 소문도 나고 하면 시끄러 질 것이 불 보듯 뻔해 조용히 넘어가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인호 기자